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현대증권 직원이 2015년 받은 1인 평균 연봉은 9700만원으로, KB투자증권(8010만원)보다 약 18% 많았다.
인력 규모도 차이가 크다. 지난 3분기 기준 직원 수를 보면 현대증권이 2239명, KB투자증권은 581명이다.
KB금융지주가 10월 내놓은 직원 연봉 조정안은 현대증권을 7% 깎고, KB투자증권을 7% 올려주는 게 골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안은 현대증권 노조가 반발하는 바람에 철회됐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직원이 2015년 받은 1인 평균 연봉은 900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이나 현대증권과 더불어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증권은 7100만원으로 2000만원 가까이 적었으나, 통합 이후에는 같은 수준으로 급여를 받게 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통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는 만큼 연봉도 그에 맞춰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합병 시 급여는 내부 불안감이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높은 쪽으로 맞추는 게 일반적이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투자증권도 이런 사례를 따랐다.
그러나 KB투자증권에는 직원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줄 노조가 없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노조 유무가 연봉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노조가 있는 KB은행이나 현대증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KB투자증권 직원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물론 각자 급여 체계로 가다가 노조가 통합된 후 연봉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실제 과거 외환위기 때 통폐합이 잦았던 은행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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