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최근 5파운드 신권을 공개한 가운데, 지폐 제작에 동물성 지방을 사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새로운 5파운드 지폐 유통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에 12만 명 이상의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에 참여한 대다수는 채식주의자나 종교적인 이유로 동물성 지방을 섭취·수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파운드 신권의 재료에 소 등의 동물에서 따온 지방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새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SNS 등 인터넷에서는 "지폐에 동물의 지방을 사용하다니 잔인하다", "동물성 지방이 들어 있는 지폐를 쓰고 싶지 않다" 등의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5파운드 신권이 유통된 것은 지난 9월부터다.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이, 뒷면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영란은행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이번 신권은 물에 강하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라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동물성 지방이 사용됐다는 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영란은행은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지폐 제작 과정에서 동물성 지방이 소량 사용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지폐에 사용한 지방은 비누나 양초 같은 제품에도 사용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 서명이 늘어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영란은행은 "국민의 우려를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동물성 지방 없이도 지폐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조사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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