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숨은 조력자' 조양호 회장 모친 김정일 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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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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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들에게 '검소와 성실',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김정일 여사[사진=한진그룹 제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부인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김정일(金貞一) 여사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김 여사는 1923년 7월 28일(음력)에 출생했다. 선대회장인 조중훈 회장과는 1944년 5월 혼인했다. 슬하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조현숙씨 4남 1녀를 두었다.

둘째 며느리였던 김 여사는 맏며느리 역할을 하며 살림을 도맡아 시어른을 봉양하고, 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누이와 시동생들을 뒷바라지 했다. 특히 고인은 불심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지극 정성으로 기도했다.

1945년 11월 설립된 한진상사가 글로벌 종합물류 기업인 한진그룹으로 성장한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진 김 여사의 헌신이 있었다는 평가다.

선대회장이 베트남 전쟁 현지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할 당시 김 여사는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전장에서 함께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 여사는 베트남 현지에 마련된 김치공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고, 여러가지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머나먼 전장에서 수송작업을 하던 한진상사 직원들은 어머니처럼 헌신하는 고인의 모습에 큰 위로와 감동을 받고 더욱 힘을 내어 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평생을 검소하고 살아온 고인은 ‘식사는 아내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신조를 토대로 단 한 명의 고용원 없이 손수 식사를 마련하고 집안 청소를 도맡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운 겨울에도 꼭 필요한 방에서만 난방을 할 만큼 절제와 검약이 배어 있었다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을 살았다. 늘 남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삶을 살았던 고인은 임종을 앞두고도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모든 장례 절차는 조금씩 모은 쌈짓돈으로 소박하게 치러 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고인은 자식들에게 인성에서는 검소와 성실을,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했다. 자식을 엄하게 교육 시켰고 선진지식을 습득하도록 조기 유학을 보내 자식들에게 전문가의 길을 걷도록 했다.

빈소는 연대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이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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