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한국에서 조류독감(AI) 감염 확인 후 한 달여 만에 닭이나 오리 등 1600만 마리를 살처분한 가운데 일본과 유럽 국가에서도 AI 감염이 확산되면서 축산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일본, 추위·폭설에 살처분 늦어져...각종 행사 취소
일본에서는 지난달 말 니가타현과 아오모리현 등 일부 지역 농장에서 AI 감염을 확인한 뒤 닭과 오리 31만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홋카이도에서는 21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상 문제로 처리 작업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NHK가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홋카이도 시미즈초 내 양계장에서는 지난 16일 첫 AI 감염이 확인됐다. 국가 지침상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감염이 확인되면 확인 시점부터 24시간 내에 살처분을 끝내야 하지만 18일 오후 10시 현재 살처분된 것은 약 15만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위와 폭설로 인해 작업 인원을 대폭 늘렸지만 추위와 폭설로 인해 작업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닭의 해를 앞두고 계획돼 있던 각종 전시와 행사도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AI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 동물원 89곳 가운데 약 72%에 해당하는 64곳이 닭과 관련한 이벤트를 중지하거나 변경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당국은 잇따른 AI 감염 소식에 계란과 닭고기 소비가 줄자 고기와 계란을 먹어도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
◆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AI 확산 속도 빨라
유럽에서는 지난 10월 말부터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의 농장에서 H5N8형 AI 감염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첫 감염 확인 두 달 여만에 AI 감염 사례는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 전역에 퍼진 상태다.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오리 4500마리가 AI에 감염돼 죽었고 또 다른 오리 7000여 마리는 살처분됐다.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상황에서 AI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푸아그라를 즐겨 먹지만 AI 영향에 오리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말에 칠면조를 먹는 전통을 갖고 있는 영국에서도 칠면조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아직 AI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않지만 인접한 영국의 칠면조 농장에서 AI 감염이 확인되면서 전방위적 경계령이 내려졌다. AI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장기적인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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