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연말을 맞아 중국내 한국교민들을 대상으로 유흥업소 호객행위 주의보가 내려졌다.
19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최근 중국 내 호객 행위로 인한 피해에 조심하라고 교민 등에 긴급 공지했다. 지난해에만 이런 사건이 103건 발생했으며 최근에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주중 대사관은 공지문에서 "최근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호객 행위로 인한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환전 아르바이트 등 단기 고소득 보장 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어 "연말연시 분위기에 편승해 과음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중국 체류 중인 한국인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박람회 및 전시회를 참가하는 한국인이 늘면서 상하이(上海)의 경우 호객꾼을 따라가 거액의 바가지요금 피해를 보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상하이의 와이탄, 난징루, 인민광장, 신천지, 정안사, 구베이, 한인타운 등 지역과 상관없이 한국인들이 많이 투숙하는 호텔 앞에 호객꾼들이 출몰한다"면서 "피해 사례와 피해액도 매년 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를 보면 최근 상하이에 출장 왔던 A씨는 상하이에서 음주 후 한인타운 근처에서 호객꾼을 따라 유흥업소에 갔다가 남자 직원들의 협박 때문에 강제로 500만원의 카드 결제를 했다. B씨의 경우 호객꾼을 따라 술집을 갔다가 역시 남자 직원들의 협박에 500만원을 카드 결제했으며, C씨는 호객꾼을 따라 마사지 가게에 갔다가 남자 직원들에게 강제로 2만 위안(한화 340만원)을 갈취당했다.
이들 중국 호객꾼들은 자주 쓰는 수법이 있다. 우선 값싸고 좋은 술집 또는 마사지 업소를 소개해주겠다고 유혹한 뒤 택시로 함께 이동해 술을 강제로 권한다. 이후 건장한 종업원들이 나가지 못하게 하고 흉기 등으로 겁을 주거나 폭행하면서 지갑, 카드 등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현금을 꺼내 가거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받아 수천 위안에서 수만 위안의 과도한 서비스 요금을 결제하는 수법을 쓴다.
악랄한 점은 여권 등을 촬영해 유흥업소에 왔다는 약점을 잡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속수무책인 것은 수시로 업소를 변경해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호객꾼이나 낯선 젊은 여성을 따라 술집 등 유흥업소에 가면 안 된다"면서 "외출 시 과도한 현금이나 신용카드 소지도 좋지 않으며 피해를 볼 경우 업소 상호나 주변 건물을 잘 기억한 뒤 곧바로 110 신고 전화를 눌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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