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5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문제는 올해 우리나라가 생산가능인구 첫 감소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맞닥뜨린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 상승을 가로막는 대내외 단기리스크에 더해 구조적 상황이 겹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면 노령인구를 생산인구로 계속 유지·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5년 3744만명이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3763만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부터 줄어 2065년 2062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생산가능인구에 진입한 만 15세 청년은 2001년 태어났다. 2001년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3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된 해다.
10년 넘게 계속된 초저출산 기조는 2001년생이 만 15세가 된 지난해 이후부터 고스란히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반영됐다.
특히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가 만 65세가 돼 생산가능인구를 졸업하기 시작하는 2020년이 되면 감소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대 연평균 34만명, 2030년대에는 44만명씩 급감하는 등 감소 폭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산업인력 고령화로 이어지고 생산성 저하와 소비 저하를 부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고령화 시대의 성장동력 제고를 위한 고용률 수준 추정'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26년 국내총생산(GDP)이 2014년보다 7.95%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고령화율이 35.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2050년에는 GDP가 2014년 대비 21.90%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력이 떨어지는데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면 사회의 소비 활력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성장하려면 노동·자본 투입을 늘려야 하는 데 저출산·고령화와 자본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둘 다 여의치 않다"며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생산성 향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분야 위주로 공공부문 연구개발(R&D) 투자 재원을 배분하고 민간 부문 R&D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일본 등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에 접어든 나라를 벤치마킹해 인구 감소에도 생산과 소비를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기업들도 노령인구를 생산인구로 계속 유지·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이 본부장은 "조기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한국 기업과 달리 일본은 정년이 지나도 본인이 원하면 회사에서 일을 시키고 그들의 경험과 안목을 활용한다"며 "숙련된 인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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