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BOE, 차이나스타, HKC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와 재팬디스플레이(JDI)를 비롯한 일본 업체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8세대 LCD 패널에 멈춰 있는 사이 BOE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10.5세대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중국 TLC 그룹의 자회사 차이나스타도 선전시에 2019년 가동될 11세대 패널 생산설비를 건설 중이다.
지난 12월 말에는 대만 폭스콘과 샤프가 함께 중국 광저우시에 10.5세대 생산설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HKC도 최근 윈난성 쿤밍시와 손잡고 11세대 LCD 패널과 TV 완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법인 합작사 설립에 서명했다. 중국 국영 IT(정보기술)기업 CEC도 11세대 LCD 패널 투자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했던 JDI은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재기의 꿈을 꾸고 있다. 이들은 올해 1500억엔(약 1조5610억원)을 투자해 모바일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18년 3월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샤프도 폭스콘과 함께 2000억엔(약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연해 지역에 모바일용 OLED 패널 공장을 짓고 2019년 초부터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양사가 주도해왔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에 의하면 TV와 PC 등에 쓰이는 대형 LCD 패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의 28.2%(매출액, 42억3000만달러)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로 같은 기간 17.2%(25억7700만달러)를 점유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패널의 경우 더욱 뚜렷한 격차를 나타낸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TV와 모니터에 주로 쓰이는 대형 OLED 패널는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시장의 90%가 넘는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 대만, 일본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한 반격에 나서면서 국내 양사의 독점 체제는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LCD 패널에 대한 구조조정과 OLED 패널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의 일부 LCD생산라인의 공급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도 LCD생산라인에서 생산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다.
소형 OLED 패널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 OLED 라인증설에 3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는 5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도 향후 대형 OLED 설비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LCD보다 OLED 패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OLED 패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조원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전략적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라며 “LCD 패널 생산라인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OLED 패널 설비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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