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화살이 이번에는 제너럴모터스(GM)로 향했다.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셰비 크루즈를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면 고관세를 물리겠다고 GM을 위협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제너럴모터스는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셰비 크루즈를 미국 판매소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만들지 않는다면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적었다.
포드의 멕시코 공장 신설 철회를 발표하기 직전에 나온 트럼프의 이번 트윗은 GM의 해외 생산을 재검토하도록 압박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GM은 성명을 통해 크루즈 세단은 미국 오하이오에서 생산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크루즈 해치백은 거의 해외 판매용이라고 반박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GM은 11월에 미국에서 약 1만6400대의 크루즈를 판매했는데 그 중 1,600대만이 멕시코산 해치백이었다. GM의 근로자 수는 미국이 10만 명, 멕시코가 1만5000명이다.
또한 GM뿐 아니라 포드, 혼다, 도요타, 폭스바겐 모두 멕시코와 미국에서 동시에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선 당선 이후 트위터를 통해 개별 기업들을 지목하여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따르도록 구두 개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는 포드가 유일했다. 결과적으로 포드는 3일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에 전기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며 트럼프에 백기 투항했다.
앞서는 에어컨 제조사 캐리어가 트럼프의 비판을 받고 멕시코에 공장 이전을 취소했으며,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정부 납품 비행기에 대한 트럼프의 끈질긴 가격 인하 요구에 제작 비용을 낮추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계속되는 기업 때리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개별 기업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면서 일부 일자리를 미국에 붙잡아두고 정치적 점수를 딸 수 있을지 몰라도 크게 보았을 때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져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은 트럼프로부터 어떤 불똥이 튈지 몰라 최대한 몸을 낮추는 한편 공장의 해외 이전 철수 및 절세 계획 등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그레고리 맨큐 경제학 교수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사람들의 팔을 비틀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사람들은 암시적 위협이 있는지 늘 살필 것이며 이는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경제 시스템에서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스티븐 위노커 연구원은 “한 줄의 트윗에 운명이 좌우되길 원하는 기업들은 없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