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전거래일에 이어 6일에도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크게 뛰었다. 절상폭도 확대됐다. 미국 달러에 힘이 빠지고 중국 통화당국이 강력한 '환율 방어' 의지를 재차 보여준 것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2017년 새해 첫 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은 전거래일의 6.9307위안보다 무려 0.0639위안이 떨어진 6.8668위안으로 고시됐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0.92% 급등했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2005년 7월 이후 11년 6개월래 최대 절상폭이다.
이는 역외 위안화 가치가 2거래일 연속 2% 넘게 뛴 것과 관련된다. 5일 밤(현지시간) 역외 위안화(CNH)의 달러대비 환율은 장중 0.1위안 하락하며 6.7789 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위안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2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6일 해통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 위안화 급등의 원인으로 △ 주춤한 달러 강세, 흔들리는 전망 △ 인민은행의 환시장 개입 의지 피력 등을 꼽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달러지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유지했다. 미국 경제 전망이 낙관쪽으로 기울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여기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강달러 요소가 여전하지만 상당부분이 달러 가격에 반영된 상태인데다 최근 강세 전망이 힘을 잃은 것이 달러 가치 하락을 유발했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은 강달러에 대한 부담감을 보이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민은행이 달러대비 위안화 약세는 어느 정도 용인하되 통화바스켓 대비는 확실히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보이고 있는 것도 위안화 가치 급등의 배경이다. 중국 통화당국은 새해와 함께 통화바스켓 내 통화 수를 기존의 13개에서 24개로 늘렸다. 개인 외화환전 문턱도 높이며 외화유출 차단의 의지도 보였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전한 중국 정부가 일부 국영기업에 '달러화 팔고 위안화는 매입해라'라고 요구했다는 소식도 위안화 강세를 이끌었다.
이와 동시에 최근의 위안화 절상이 인민은행이 위안화 투기세력 보낸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정할 뜻과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위안화 약세에 배팅하는 공매도 세력에 '한 방'을 먹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강달러와 위안화 약세 지속의 흐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과 시장도 환율 시장 안정을 자신하면서도 변수에 따른 조정장과 이 과정에서의 점진적 절하 가능성은 수용하는 분위기다.
장차오(姜超) 해통(海通)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등장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변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미국과 중국 경기 상황,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 등 대내외적 변수가 문제"라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없다며 점진적인 절하를 예상했다.
6일 외환거래센터는 유로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7.2843위안, 엔화(100엔) 대비 환율은 5.9508위안, 영국 파운드화 대비 환율은 8.5157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대비 원화 고시환율은 172.49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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