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명실상부한 지도자로 띄우기에 나섰다. 시 주석이 중국의 최고 국가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다보스 포럼이 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내주 15~18일까지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이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 속칭 다보스 포럼 개막식에 참석하고 18일에는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본부와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도 방문한다.
시 주석이 다보스 포럼에 이례적으로 참석하는 것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다보스포럼 폐막일인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는 물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년 연속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는 등 주요국 정상이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공백을 틈 타 시 주석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시 주석의 다보스 포럼 참석에 의미를 부여하며 '시진핑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11일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이 쓴 망해루(望海樓) 칼럼을 통해 시 주석의 다보스행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중국과 스위스간 관계를 한층 더 격상시키고, 또 하나는 글로벌 경제에 중국의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함이라는 것.
인민일보는 이날 '전 세계가 중국의 경험을 공유하길 기대한다'는 또 다른 제목의 기사에서 국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시 주석의 첫 다보스 포럼 참석이 글로벌 경제 회복세 견인,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촉진,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추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이 이끌 중국 대표단도 으리으리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부호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을 비롯해 화웨이·바이두·차이나텔레콤·유니온페이 등 중국 국내 굵직한 기업인 총수들이 총출동한다.
이밖에 다보스 포럼 기간 '전 세계 번영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는 시 주석의 경제고문 출신으로 알려진 팡싱하이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 부주석과 중국 국유기업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이 패널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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