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청장 박경민) 국제범죄수사대는 15일 평범한 흰색 종이를 이용해 미화 100달러를 만들 수 있다는 일명 ‘화이트머니’ 사기행각을 벌인 과테말라 국적 A씨(43)를 입건하고, 공범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미 군의관과 환전소 여직원, 투자자로 역할을 분담한 A씨 등은 지난 2016년 1월 24일 무역업을 하는 한국인 피해자 B씨(59)의 이메일로 “자신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 군의관으로, 탈레반 무기구입 비용 620만 달러를 압수해 적법절차에 따라 인도네시아 현금보관소에 보관하고 있는데 한국에 투자하여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 환심을 사고 메일로 가짜 투자계약서를 작성해 주는 등 치밀하게 피해자를 꾀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속은 B씨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엔마크가 찍혀 있는 가짜 미화 현금다발 620만 달러를 직접 확인한 후 보관료 명목으로 4600달러를 지불했고, 돈에 찍혀 있는 유엔마크를 지울 약품비용 5만 달러를 추가로 요구하자 돈을 구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귀국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피의자 A씨는 A4용지를 잘라 만든 흰색 종이뭉치 25개가 들어 있는 금고를 보여주며 저 돈이 모두 100달러짜리라고 속여 8000달러를 주면 즉시 2배로 만들어 주겠다면서 돈을 건네받아 지폐 모양의 흰색 종이뭉치 한 다발을 꺼내 100달러짜리 80장을 사이사이에 끼워 넣고 자신이 만들어온 은박지 상자에 넣은 후 주사기로 액체를 주입하고 눈속임으로 가짜 돈이 들어 있는 은박지 상자로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8000달러를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관광비자로 입국한 A씨가 국내에서 투자자 행세를 하며 해외 일당이 알려준 사업가들을 만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들이 피해자의 이메일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확인 중에 있다고 전하면서, 검거과정에서 국내 기업인들의 명함과 금고, 화이트머니 뭉치, 블랙머니 2장(미화 100달러짜리를 검은색 약품으로 칠해 놓은 돈) 등을 압수하고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최근 들어 이메일로 △전쟁 중 취득한 적군 자금 수송(유엔평화군으로 작전 중 취득한 적의 블랙머니 세탁 비용 요구) △친인척 유산상속(당신의 친인척이 사망해 상속받을 유산이 있으니 수수료와 공증비용 요구) △결혼 구애(미모의 여성을 가장해 결혼을 구애하며 생활비 등 각종 비용 요구) △거액배당 투자(다이아몬드 또는 금광 투자를 빙자한 투자금 요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끼를 던지는 사기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제의를 받았을 경우 경찰에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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