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리더십과 소통의 부재 시대, 세종대왕의 '지식경영'을 다룬 연구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기동)은 주요 문헌과 기록 등을 통해 세종의 '정치'를 조명한 '세종의 지식경영 연구'를 펴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한중연 출판부의 AKS인문총서 시리즈 14번째 권이다.
이 책을 기획한 정윤재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교수는 오랫동안 세종과 정조의 리더십을 연구해 온 정치학자로,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를 마친 1443년 12월부터 이를 반포하고 '훈민정음 해례본'을 발간했던 1446년 9월 29일까지 세종과 신하들 간에 오갔던 토론과 정책 집행 과정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세종은 최만리를 비롯한 신하들이 훈민정음을 반대한 데 대해 '권위주의적 전제군주'의 입장을 내세우지 않고, 정책 토론, 설득, 명령과 지시, 결정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고려사' 편찬 과정을 들여다봤다. 역사서 편찬은 조선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왕실의 권위를 확립하는 의미를 지녔다. 세종이 조선의 각종 제도와 문물을 정비하면서 그에 필요한 사례를 찾는 데 역사 편찬을 이용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이 교수는 "세종은 과거 역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재 국가의 제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고려사'를 통해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정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책은 △세종시대 지식경영 사업의 결실, '치평요람'(박현모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농사직설' 편찬과 훈민정음 창제(전성호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교수) △'칠정산내외편'의 편찬과 세종시대의 과학기술(이은희 연세대 천문대 선임연구원) △'세종실록악보'와 세종의 지식경영(송혜진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 등으로 세종의 리더십과 정치를 다룬다.
한중연 측은 "지식경영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고도의 운영방법"이라며 "세종은 지도자에만 머물지 않고 본인 스스로 전문가가 돼 소통과 타협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국정 운영을 공고히 하고 추진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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