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로서는 5년 만에 개별기업 기준 연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돌파하며 부동의 1위였던 LG화학을 제치고 최대 수익을 창출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우상향 수익을 지속 창출할 것으로 보여 업계 최초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일 2016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58.1% 증가한 것이자 창사 이래 최대치로, 석유화학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에도 최고 성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13조2200억원으로 12.9% 늘어났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가 비교적 낮았던 반면 제품가격은 상승해 스프레드가 개선된 데다 삼성 화학 계열사 3곳을 인수한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연간 영업이익은 LG화학이 지난 2011년 2조8188억원에 이어 5년 만에 2조원을 넘긴 것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전년 대비 9.2% 성장한 1조9919억원을 기록,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롯데케미칼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동안 석유화학 업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LG화학이 업계 1위를 유지해왔다. LG화학의 2015년 영업이익은 1조8236억원으로 롯데케미칼(1조6111억원)보다 많았으며 2014년에도 각각 1조3108억원, 3509억원으로 LG화학이 우위에 있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모두 석유화학 업계 시황 호조로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두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가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시황 강세가 이어졌는데, 석유화학 제품에 주력한 롯데케미칼이 전지와 전자정보소재, 생명과학 등의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LG화학에 비해 더 많은 수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경우 기초소재(석유화학) 부문뿐만 아니라 배터리로 대표되는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기초소재 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 증가를 제한시키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LG화학 전지부문 영업손실은 493억원이며 정보전자부문은 5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기존 관련 분야 업체를 인수하는 등 화학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015년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 삼성BP화학 등을 인수하는 등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앞서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의 타이탄과 영국, 파키스탄 석유화학 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현재는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를 위해 한화종합화학 및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리딩 기업’ 자리를 두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누가 먼저 돌파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추진 중인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에틸렌 부문에 치우친 제품 매출 비중을 줄이고 파라자일렌(PX) 등 방향족 제품 비중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황 강세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간 영업이익 3조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도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지 및 정보전자 부문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경우 역시 2011년 실적을 넘어 3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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