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첫 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양국 간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일 자유무역협상(FTA) 등 양자간 무역협상의 기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0일 오후(한국시간 11일 새벽)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안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인적 신뢰 관계를 추진하는 동시에 외교 분야 과제에 대한 의견도 폭넓게 교환한다는 계획이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동행해 각계 회담을 진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일 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을 국내외에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최대 주제"라고 지적했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직접 투자·고용 창출 등 대(對)미 투자 계획을 골자로 한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둔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거시 경제 정책과 통상 정책을 협의하기 위한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세부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는 대신 양자 무역 협정을 목표하고 있는 만큼 TPP의 대안이 될 만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미·일 FTA의 골자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미 의회전문지 힐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육우생산자·쇠고기협회(NCBA)와 돼지고기생산자협의회(NPPC)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일 FTA의 추진을 결정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TPP 탈퇴로 미국산 육류 산업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최대 수출국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협상의 키를 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함께 미국 무역 적자의 주 요인으로 꼽힌 데다 엔화 약세 등 환율 조작 의심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돌발 행동이나 생트집 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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