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촛불집회' vs '태극기집회'… 정월대보름 탄핵 찬반 둘러싸고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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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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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진행동 "영하권 날씨에도 80만명 집결… 탄기국 "전국서 참가해 210만명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15차 촛불집회'가 정월대보름인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 분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2차 태극기 집회'가 정월대보름인 11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연신 흔들어대며 대통령 탄핵 반대와 특검 해체를 촉구했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정월대보름인 11일 칼바람이 부는 영하권의 날씨 속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5차 촛불집회'와 탄핵을 반대하는 '12차 태극기집회'가 동시에 열리며 서울 도심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내달 초 최종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따라 '탄핵 찬반집회'가 세 대결로 번지는 양상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된 '15차 범국민대회'에서 박 대통령 2월 내 탄핵과 황교안 총리 사퇴, 특검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특검수사와 헌재의 탄핵심판이 내달 막바지 국면에 들어가면서 온몸을 움츠리게 만들 만큼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뚝 떨어졌음에도 주최 측 추산으로 광화문 광장에만 75만명이 집결했다.  

부산 2만2000명, 광주 1만5000명, 울산 4000명, 대구 3500명 등 지역 참가자 수 5만6000명을 합치면 전국적으로 80만6000명이다. 지난 4일 열린 '14차 촛불집회' 최종 집계 참가자(42만5500명)의 두 배에 달하며 올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날 오후 6시 시작된 본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거부에 대한 강도 높은 규탄과 '2월 내 탄핵' '특검수사기간 연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 구속'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40대 주부는 "지금까지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뉴스에서 탄핵기각설이 나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왔다"며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역사가 무엇인지 현장에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명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가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C는 "뜨거운 감자로 광화문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지만 개인적으로 여러분들과 크게 다를 것 없다"면서 "(이곳에) 잘 오셨고 제 느낌에는 이게 종착역이 아닌 시작에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14일 열린 '12차 촛불집회'때부터 진행되지 않았던 '촛불 소등행사'도 이어졌다. 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청와대 방면과 헌재 방면으로 나뉘어 행진했다.

청와대와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시민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함성을 지르는 등 '청와대 포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헌재 행진 방향에서는 '2월 탄핵'과 '박근혜 구속'이라고 적힌 풍선 수백개를 하늘에 날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박 대통령의 퇴진을 기원하는 의미였다.

이후 오후 9시 30분께 광화문 광장에 다시 집결한 뒤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집회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유력 대선후보들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했다.

앞서 퇴진행동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세상, 길을 걷자 박근혜-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대행진 준비위원회(행진준비위)'는 15차 촛불집회의 일환으로 지난 1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대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은 당일 오후 3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출발해 서초동 삼성본관을 거친 뒤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노동자를 억압하는 기업과 사법부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법원 앞에서 밤을 지새는 비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본집회 전날부터 밤을 새가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날 오전에는 여의도 국회 앞을 지나 마포대교를 거쳐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 합류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비롯한 범죄집단이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꼼수를 쓰고 특검을 음해하고 있다"며 "2월에는 박 대통령 없는 봄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 측은 오는 18일 대규모 집회를, 25일에는 서울 집중집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친박성향의 보수단체들도 이날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세를 과시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등 50여 개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12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매서운 날씨에도 중장년층 참가자들은 두꺼운 겉옷과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하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들어대며 헌재의 탄핵 기각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한문 앞부터 을지로입구역, 서울광장, 플라자호텔까지 약 500m 구간을 가득 메웠다. 탄기국 측은 대전, 대구, 부산 등 지역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해 이날 집회에 21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인파 속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누리당 김진태, 조원진, 윤상현 의원이 박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했으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인 서석구 변호사도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 1부 집회를 마치고 "국정농단 조작, 거짓탄핵 원천무효, 탄핵선동 국회해산" 등을 외치며 숭례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어 2부 집회를 연 뒤 오후 9시쯤 공식 집회를 마무리했다. 주최 측은 내달 1일 탄핵기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탄핵 찬반집회'에 따른 양 측의 충돌 대비와 질서유지를 위해 196개 중대 1만5600명의 병력을 배치해 시민들의 안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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