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국립대가 앞장서 기초학문 발달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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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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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감이 지난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대가 앞장서 기초학문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높은 임용시험 경쟁률에 대해선 "사범대 등이 교원 양성 기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승환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미지 제공=전라북도교육청]


Q) 문과와 이과의 통합이 좋을까요?
A) 우선 문과와 이과는 일반적으로는 여러 국가에서 나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분리된 채 운영되어서 문과와 이과의 통합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그것은 당연히 통합되어야 합니다. 우선 문ㆍ이과 통합의 장점이라 하면 학생들이 공부하는 도중 혹시 자신의 진로 방향에 대해 전환할 경우가 생기면 그에 따른 위험 감소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그때그때 관심 있고 재밌어하는 것을 배운 후 대학 진학 시에 학과를 선택해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통합하려고 하니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기가 수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사회의 변화에 발 맞춘다며 문과보다 이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늘어나며 많은 인문계열 학과와 문과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국가적 차원에서 기초적인 것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과에서는 수학과 물리학, 문과에서는 인문학 같은 것 말입니다. 문과든 이과든 많은 학생들이 기초적인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졸업 후 취업률만 생각해서 이과로 몰리는 일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방향 설정입니다. 많은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하는 국립대의 경우 학과로 장사하는 것을 제재해야 하며 오히려 국립대가 앞장서서 비인기 계열(문·이과 기초학문)을 발달시키고 학생들에게 배움의 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립대의 경우 강한 제재는 가하지 못하겠지만,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방향을 잡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신경 써야 할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신경 쓰지 말아야 할 것을 신경 쓰는 나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국가의 교육정책이 철학을 바탕으로 제대로 잡히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2017년부터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Q) 임용고시 경쟁률이 너무 높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교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너무 높다 보니 그에 대한 폐해가 발생하는데 그 폐해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 폐해는 교육대나 사범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할 때, 다양한 경험을 통한 폭넓은 공부가 아닌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중등교원, 초등교원 양성에 대한 국가의 확고하고도 지속 가능한 정책입니다. 출발점은 사범대나 교육대가 교원 선발 시험을 준비하는 기관이 아니라, 양성하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선발과 양성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양성기관이 된다면 여유가 생긴 학생들이 놀 것이다? 그것은 우스운 생각입니다. 어딜 가든 놀 사람은 놀고 할 사람은 하게 돼 있습니다. 현재 사범대는 숫자가 매우 많은데 그렇게 많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선 한계선에 있는 사범대의 수를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대학의 전체 학생 수는 유지한 채 사범대의 학생 수를 다른 학과의 학생 수로 전환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옳다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선발제에서 양성제로 가야 선생님들이 종이에서 나오는 지식이 아닌 삶에서 깨달은 지식으로 유식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요즘 고학력자임에도 졸업 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자신이 한 공부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요. 이렇게 자신에게 확신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픈 조언 있으신가요?
A) 지금까지의 시대는 지식이 많은 사람을 중요시한 반면 앞으로 다가 올 시대는 '누가 더 창의성이 뛰어난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서 해야 할 것, 이뤄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태어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진심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결국은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프랑스의 소설가는 젊은 시절 많은 일을 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의 공허함과 상실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것이 개미 관찰이고, 이로써 탄생한 작품이 '개미'입니다. 내가 이것을 위해 태어났다는 생각을 하며 '나의 세계가 올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내 갈 길을 언제 찾을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임한다면 빛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수림, 이채연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편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시영 대표(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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