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쌀 산업의 발전을 위한 농업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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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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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

전한영 식량정책과장[사진=농림축산식품부]

벼가 자랄 때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는 질소(Nitrogen)이다. 질소성분은 벼 생육을 돕고, 부족하면 깨씨무늬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질소성분이 과다할 경우 벼의 키가 커지지만 줄기와 잎이 단단치 못해 쉽게 넘어진다. 또한 도열병 등 병해충에 수확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저항력이 떨어지는 한편,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맛이 떨어지게 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벼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질소비료를 적정량 시비(10a당 7kg 내외)하는 것이 쌀 농사의 묘(妙)이다.

최근 2016년산 공공비축미·시장격리곡에 대해 지급되었던 우선지급금 초과지급액 환급에 대한 농민 관심이 크다. 정부가 농가로부터 공공비축미를 매입할 때 수확기 농가의 자금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매입대금의 일부를 가지급하는 것을 우선지급금이라 한다. 이후 수확기(10~12월)가 지나야 매입가격이 확정되는데 이 확정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높으면 정부는 추가로 매입대금을 농가에게 지급하고, 반대로 확정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으면 농가는 초과지급액만큼을 정부에 반납하여야 한다. 그 동안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이 확정가격보다 낮아 익년도에 정산금액을 추가로 지급받았지만, 올해는 1등급 벼를 기준으로 우선지급금(4만5000원/40kg)이 확정가격(4만4140원/40kg)보다 높아 농가는 우선지급금 초과지급액(860원/40kg)을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혹자는 우선지급금을 쌀값으로 확정하여 차후 정산 등의 번거로운 행정절차를 생략하는 것이 어떠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양곡관리법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상 정부가 양곡을 매입할 때에는 매입 당시의 시장가격으로 사들여야 하며, 만약 정부가 초과지급액을 환급받지 못하여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양곡을 매입하게 되면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그러한 경우에는 우선지급금의 지급 및 정산이 어려워져 공공비축제 및 변동직불금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초과지급된 우선지급금을 농가로부터 반납받되, 쌀값 하락에 따라 지급되는 변동직불금을 지급하고 난 후 반납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자동이체에 동의한 농가에 대해서는 변동직불금 지급계좌에서 환급금을 이체하거나, 읍․면 사무소와 농협이 마을을 방문할 때 현금으로 직접 납부하거나, 영농회장 등을 통해 대리납부하거나, 인터넷뱅킹․텔레뱅킹을 통해 납부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제공하여 농가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3월 중 쌀 가격 하락분의 일정비율(85%)에 대해 변동직불금을 지급하여 농가소득을 보전할 계획에 있다. 2016년산 쌀에 대해 지급되는 변동직불금 규모는 1조4900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우리 쌀 산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쌀 농사는 기계화 등 작업 편리성과 생산기술 발달 등으로 점차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어 논 면적이 줄고 있어도 생산은 줄지 않는 반면, 쌀 소비는 식생활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수급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여건을 극복하고, 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적정생산·특별재고대책·해외원조 등의 계획이 포함된 ‘쌀 중장기 수급안정 대책’을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식량원조협약 가입 통한 쌀 해외 원조 ▲벼 재배면적 감축 ▲소포장 쌀 등 유통 개선 ▲쌀 가공식품 등을 통한 소비 확대 ▲ 복지용·사료용 쌀 공급확대 등이다. 5㎏ 이하 소포장 쌀의 유통을 늘리고 소비자가 더 맛 좋은 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현행 쌀 등급표시제와 혼합금지제를 개선하고, '소비권장기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쌀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라이스랩'(Rice Lab)이라는 시식·판매 카페테리아도 만든다. 쌀 직불제와 공공직불제도 개편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수적이다.

질소 비료만 많이 준 벼는 허약하지만, 적절한 질소 시비를 통해 스스로 환경에 이겨내는 힘을 가진 벼는 수확기에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 이번 환급 역시 우선은 불편하고, 혼란스럽겠지만 이를 통해 공공비축제도 및 우리 쌀 산업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인 여러분께서 환급에 기꺼이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정부 역시 쌀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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