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홍성환 기자 =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1.6원으로 전거래일 종가보다 10.9원 올랐다.
지난달 28일 달러당 1130.7원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40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3원 오른 달러당 1142.0원에 장을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3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에 이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근거가 훨씬 강해졌다"고 밝혔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이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한다"면서 "미국 경제가 연준의 고용과 물가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3월 중순 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이 테이블 위에서 심각하게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의 경기 상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경제 활동이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국내외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연준 관계자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3월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던 시장의 경각심 확대됐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미국 신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2월 2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3.7원으로 작년 말보다 6.1%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주요 국가의 하락 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주요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을 보면 러시아 루블화는 같은 기간 5.1% 내렸다. 대만 달러는 4.9%, 브라질 헤알화는 4.4%, 일본 엔화는 3.7%, 태국 바트는 2.7%, 인도 루피는 1.7%, 중국 위안화는 1.1% 각각 하락했다.
반면 유로는 0.6% 상승했고, 호주 달러도 6.4%나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3일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옐런 의장이 이 자리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보낼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30년 만에 추진하는 세금 개혁에 미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이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미 의회 상·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협조적인 편이지만 법인세율 하향 조정폭이나 '국경세'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있는 편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강압적인 실제 모습에 차이가 너무 크다"며 비협조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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