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국가 간 자금 거래를 관할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가 북한 은행들을 거래망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안과는 별도로 자금줄을 봉쇄하면서 대북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최근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내 일부 은행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국가 간 자금 거래를 위해 지난 1977년 설립된 조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금융기관만 전 세계 200여 개국 1만 1000여 곳에 이른다.
이번 퇴출 조치는 유엔 조사를 통해 제재 리스트에 오른 북한 국영은행 3곳(조선대성은행·조선광선은행·동방은행)이 최근까지도 스위프트 거래망을 활용했던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프트에 가입한 북한 은행은 모두 7곳으로, 이 가운데 3개 은행이 거래를 계속 이어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금융 거래와 북한의 연결고리를 끊어 핵·미사일 자금줄을 차단하고 대북 제재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조치에 따라 북한은 공식적인 국제 금융 거래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다만 북한 은행 중 몇 곳이 거래망에서 제외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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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이번 조치는 북한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배제해달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대북 제재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EU 각국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미 의회에서는 북한과 거래할 경우 스위프트까지 직접 제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스위프트가 북한 외에 거래망에서 배제했던 국가로는 이란이 있다. 미국과 EU는 앞서 지난 2012년 3월 이란에 대해 경제·금융제재를 단행하면서 이란 중앙은행 등 30개 금융기관을 스위프트에서 강제 탈퇴시켰다. 석유와 가스 수출 중심 경제인 이란은 당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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