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다음주 본격 개막한다. 각 사마다 현안은 제각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관 일부를 변경해 미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최초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총액한도를 7배 가량 늘린다. LG화학은 역대 최고 수준의 배당금 지급을 의결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오는 17일 주총을 개최하는 데 이어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이 '슈퍼 주총 데이'로 꼽히는 24일 나란히 주총을 연다.
올해 사상최대 규모인 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딥 체인지'를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관 변경을 통해 부수사업인 생활·교육서비스업, 광고·가맹사업, 자동차매매업 등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한다. 또 33개였던 기존 사업목적을 21개로 재정비하고 13개의 중복된 사업목적을 6개로 통합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결의할 예정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했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해외사업 확장 흐름 속에서 통상 전문가인 김 전 본부장이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최초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총액한도를 7배가량 늘린다. 롯데케미칼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CB와 BW의 총액한도를 기존 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롯데그룹이 석유·화학 부분의 계열사 롯데케미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보복은 소비재와 달리 석유·화학 등 중간재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B와 BW가 시설투자 또는 운영 등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임을 감안하면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한도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도 기존 270억원에서 39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주총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총 368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 3312억원 보다 11.1%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사상 최고치에 못 미쳤지만 배당금은 사상 최고인 셈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9919억원으로 지난 2011년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을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와 정동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각각 선임한다. 정 변호사는 대전지검,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출신이다.
이밖에 한화케미칼은 조원 기획부문장을 사내이사로, 박석희 전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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