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의과학원 수석연구원이자 세계침구연합회 주석인 류바오옌(劉保延)은 최근 들어 중의약이 중요한 순간과 사태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중의약 발전과 향후 방향을 제안했다.
중요한 순간의 ‘구세주’
지난 2003년 갑자기 퍼진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을 것이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았고 뚜렷한 치료제도 없었다. 류바오옌이 근무하는 중의과학원은 사스 임상연구의 중요한 부처로, 베이징 16개 병원의 중의약 처방 대응 책임을 맡고 있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전문가 10여 명을 초청해 중의약으로 사스를 치료한 사례를 논의한 결과, 중의약으로 사스를 예방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고 잠재 효익도 있다고 최종 결론내렸다. 류바오옌은 “이는 우리 중의약이 갑자기, 그리고 새롭게 발생한 전염병 치료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국경절 열병식 기간에 ‘인플루엔자A’가 유행했다. 당시 국제적으로는 타미플루가 유일한 치료약이라고 여겨졌지만 타미플루는 공급량이 제한적이었다. 베이징 중일우호병원의 왕천(王辰) 원사는 당시 명령을 받고 베이징에서 전통 중약을 통한 예방 및 치료 에 힘을 기울였다. 연구팀은 마행석감탕(麻杏石甘湯)에 은교산(銀翹散)을 조합한 처방을 고안했다. 이 처방과 타미플루를 비교한 결과, 중의약이 가벼운 인플루엔자A 치료에서 타미플루에 상당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 증명됐다. 류바오옌은 이 두 사태를 통해 중의약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류바오옌은 최근 들어 중의약의 예방 치료 철학이 건강과 보건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조들은 이미 2000년 전에 중의는 이미 생긴 병이 아니라 아직 발생하지 않은 병을 치료하는 것이며, 작은 병을 큰 병으로 키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은 현대인의 건강관리 키포인트다. 만성질환은 일단 걸리면 평생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중의약의 예방 치료 철학과 방법이 전국 각지에서 보급 및 응용되고 있다. 부황, 뜸, 발마사지 모두 중의약 철학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응용한 사례다.”
역사적 발전을 살펴보면, 중의약은 2000년 역사가 있다. 류바오옌은 서양의학이 중국에 온 지도 100여 년이 됐지만 서양의학의 길과 중의약의 길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중의는 인체 구조에 치중해 인체 생명활동의 물질기초를 연구한다. 서양의학은 인체를 물질적인 각도로 보면서 현대 과학기술과 긴밀하게 결합했다. 현대과학기술이 한 걸음 발전하는 것은 서양의학에게는 큰 뒷받침이 된다. 서양의학은 지난 100년 동안 발전한 근대 자연과학의 덕을 크게 봤다. 특히 전자현미경이 발명된 이후 서양의학은 각종 인체 물질 분석, 분리식별 기술을 이용해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서양의학은 자체가 ‘대항의 의학’으로 대응성이 강하다. 증상을 겨냥해 상응하는 약물을 사용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는 서양의학의 장점이다.
류바오옌은 중의가 서양의학과 다른 점은 인체를 물질적인 각도로 먼저 보지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의는 인체 병인의 발견이다. 오관을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는 것을 통해 외재적 현상을 증상으로 판단하고, 밖으로 보여진 것으로 안을 판단한 다음에 개입해 조치를 취한다. 그러면 안팎을 긴밀하게 결합할 수 있어 약을 먹으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중의 성분은 과학기술 기계설비의 제약을 받지않아 편리하다. 이것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 중의약은 자연 자원이나 인체 자체의 질병 예방력과 저항력을 조절하는 방법을 쓴다. 이는 마치 지렛대처럼 ‘작은 힘’으로 ‘큰 일’을 해낸다. 류바오옌은 “침을 꽂으면 인체의 질병 예방력과 저항력이 조절된다.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의는 간단하고 편리하며 효과도 뚜렷하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것이 모두 장점이다. 중의약과 서양의학이 보다 더 상호작용이 잘 돼야 인간의 건강, 질병, 회복에 진정한 도움이 된다.”
건강철학과 과학기술의 결합
류바오옌은 중의약학의 발전은 과학기술 혁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의는 주로 오관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 진단한다. 빅데이터, 인터넷은 물론 현대적인 정보 기술을 중의에 잘 적용한다면 중의의 능력이 향상될 것이고 중의의 장점이 더 커질 것이다. 류바오옌은 “그러러면 국가의 지원은 물론 중의학 종사자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자신이 먼저 노력해야 하고,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중의약은 환자에게 약과 방법만 주는 게 아니라 건강 철학을 준다. 이런 철학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진다면 시장잠재력이 크다고 류바오옌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류바오옌은 중의의 개별화된 치료법을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한 실험을 소개했다. 베이징광안먼병원의 한 노(老) 전문가는 열 환자를 매우 잘 치료한다. 그래서 그를 찾는 환자가 많았다. 수술 후 열이 나는 환자도 있고 어린아이의 감기도 있었다. 그는 환자를 진찰하고 처방을 써주었고, 환자들이 보통 3-5차례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류바오옌 연구팀은 일정기간 동안 이 노 전문가의 병례를 수집해 살펴보았다. 진료 8000여 회에 처방전이 9500여 건이었다. 게다가 이들 처방전의 약 조합을 살펴보니 똑같은 처방이 겨우 1.6%에 불과했고, 98% 이상이 달랐다. 류바오옌은 “똑같은 처방이 거의 없다는 것은 중의 치료법이 매우 개별화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빅데이터는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는 운용 철학이다. 류바오옌은 선진 과학기술이 중의약의 기술적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기술 문제가 해결되면 중의 의사 한 명이 환자의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전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면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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