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고삐 조이기, 부동산 중개업소, 건설업체 투기행위 단속, 우수학군 위장주택 행위 단속, 주택구매 자격 심사 강화……”
최근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시가 일주일 사이에 무더기로 내놓은 부동산 억제 조치들이다. 베이징시 정부가 사실상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
베이징시 주택건설위원회와 지세국(地稅局)은 지난 22일밤 베이징시 주택구매 자격 심사를 한층 더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외지인들이 주택구매시 60개월, 즉 만 5년 이상의 납세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 기존의 5년 이상 납세 증명서에서 한층 더 강화된 것이다.
또 베이징의 우수 학군지역에서 범람하는 '허위주택' 단속에도 나섰다. 최근 베이징에선 좋은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해 우수 학군지역엔 건물 사이의 비좁은 통로에 마치 주택이 있는 것처럼 속여서 고가에 사고파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주택을 '통로주택'(過道學區房)이라 부른다. 이에 베이징시 정부는 통로주택 등 허위주택의 경우엔 해당 학군 학교의 입학을 금지하도록 했다.
건설업체 등에서 주택분양가 명찰제를 실시하도록 해 제멋대로 분양가를 올리는 등의 행위도 금지했다. 만약 시민들은 건설업자의 위법 행위를 발견시 즉각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밖에 지난 17일부터 닷새간 베이징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138곳을 시찰해 집값을 올리는 등 주택 투기 행위 여부를 단속했다.
베이징시는 앞서 17일 주택담보대출 고삐를 조이는 강도높은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으며 집값 과열현상을 고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의 1주택 구매자와 2주택 이상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각각 60,80%로, 기존보다 10%포인트씩 올리고, 주택구매 대출 상환 기한도 기존의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것은 '런팡유런다이'(認房又認貸)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이는 과거 주택대출금과 주택구매 횟수가 모두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 책정의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신청한다 하더라도 주택을 이미 N채 보유하고 있다면 N+1 주택 구매자로 간주하고, 지금 현재 무주택자라고 할지라도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N차례 받은 기록이 있다면 N+1 주택 구매자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이는 그만큼 베이징시 집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부동산협회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 집값은 전달대비 17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당 3만7221위안이었던 집값은 지난 2월 기준㎡당 6만738위안으로 63.18% 뛰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