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 된 빙속 여제’ 이상화가 꿈꾸는 최고의 순간 [평창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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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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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1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일본 고다이라 나오(왼쪽)와 이상화가 경기를 마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36초36.

이상화(28)가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 월드컵 대회에서 세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은 4년이 지났지만 깨지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빨랐던 이상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번 인생 최고의 스케이팅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오는 2월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패를 이룬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뿐이다.

2016년 이상화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1월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 부상을 당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이상화가 잠시 주춤한 사이 새로운 일인자가 나타났다.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지난 2월 2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프린트 선수권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일본 최고기록인 36초75로 1위에 올랐다. 이상화의 세계 신기록에 0.39초까지 근접했다.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 2월에 열린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500m 경기에서 고다이라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가 2014년 자신의 기록을 연속해서 경신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그렸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고다이라다.

고다이라는 불과 2년 전까지 세계 정상급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24세였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에서 12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5위에 머물렀다. 고다이라는 소치 대회가 끝난 후 자비로 네덜란드 유학길에 올라, 2년 동안 홀로 스케이팅을 배웠다. 간절함은 고다이라의 스케이팅을 세계 정상급으로 바꿔 놨다.

고다이라 못지않은 간절함을 갖게 된 이상화다. 심리적인 부담감도 덜었다. 이상화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마친 후 “지금 이 위치에 있으면 더 편하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도 그 단계(절정)에 가봤다"며 "경기해본 결과 속도가 약간 느린 감이 있어서 '쉽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앞으로도) 해볼 만할 것 같다”며 고다이라와의 맞대결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정상에 서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각오다.

‘빙상 여제’ 이상화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이상화의 최고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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