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고(故) 이춘녕(1917~2016)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옥호정도'(玉壺亭圖)와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대한민보'(大韓民報)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에 기증됐다.
옥호정도는 이춘녕 선생의 선친인 이병도(1896~1989) 선생 때부터 가내 전승된 것으로, 선생의 생전 유지를 받든 유족 측의 뜻에 따라 박물관에 기증됐다. 옥호정도는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장인이자 조선 후기 세도정치의 서막을 연 김조순(1765~1832)의 별서(別墅)인 옥호정 일대를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회화로는 큰 크기(150.3cm×193.0cm)이며, 장황(裝潢) 되지 않은 옛 형태 그대로 보관돼 왔다. 삼청동 북악산 백련봉 일대의 실제 경관을 마치 설계도를 보듯 상세하게 그려놓은 것이 특징이다.
김조순은 옥호산방을 중심으로 당시의 인사들과 폭넓게 교유하며 적극적인 문예 활동을 하였는데, 옥호정도는 그의 시회 모임 등을 위한 문화 공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옥호정도는 조선시대 건축과 조경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일찍부터 연구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며 "역사적 인물이었던 김조순과 관련된 역사자료이자, 진경산수의 변화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며, 조선시대 전통건축 및 조경 연구의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건무 전 관장이 기증한 '대한민보'는 대한제국 말기인 융희 연간(1907~1910)에 발행된 대표적 일간지로, 당시 민중 계몽과 국가의 자강을 이루기 위해 발간됐다. 이번에 기증받은 대한민보는 융희 4년(1910) 5월 24일 발간된 281호부터, 같은 해 7월 6일 발간된 361호까지 총 36회 분이다.
대한민보는 국한문 혼용 신문으로, 신문의 발행 취지에 따라 사회비판과 계몽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1면 중앙의 삽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이자 신문 시사만화의 효시로 불린다. 삽화가는 한국 근대기 서화가였던 이도영(1984~193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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