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슈주(洪秀柱) 대만 국민당 주석은 지난 3일 자이(嘉義)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대륙에 아직 국민당 당산(黨産·당재산)이 남아 있다. 칭다오맥주는 국민당에서 경영했던 사업이다"며 중국 대륙으로부터 칭다오맥주를 환수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주석은 민진당이 국민당을 추살·청산하고 있다며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면서 이같이 전했다.
국민당의 칭다오맥주 재산권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당은 앞서 2월 17일에도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칭다오 맥주가 국민당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당 측의 칭다오맥주 재산권 주장은 지난해 타이베이 한 낡은 창고에서 찾아낸 오래된 자료에서 기인한다. 산둥성 칭다오에 소재한 치루(齊魯)기업과 관련된 옛 문서인데, 여기엔 과거 국민당이 대륙을 통치할 시절 치루기업의 지분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치루기업이 국민당 제1호 재산이었음을 증명해준다는 것. 칭다오맥주는 바로 치루기업이 산하에 거느리고 있던 공장 중 하나다.
사실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이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한 것은 차이잉원 정권 출범후 국민당의 부당(不當)취득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대만에서는 2차대전 후 중국에서 건너온 국민당이 일본 식민지 시절의 부동산 등을 밑천으로 사업을 벌여 거액의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차이잉원 정권 출범후 민진당 위원들은 '부당당산처리조례'를 만들고 '부당당산처리위원회'를 구성해 국민당이 2차대전 후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간주되는 재산을 국고로 강제로 귀속시켜 국민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국민당 측은 '그럼 칭다오맥주도 부당취득 재산인데 어디 한번 중국 대륙에서 환수해 와봐라'는 식으로 사실상 차이잉원 정권을 조롱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칭다오맥주는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94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칭다오맥주 브랜드 가치는 357억8700만 위안(약 5조94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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