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차경섭 차의과학대·차병원 명예이사장이 5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고인은 1919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차형준 목사의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민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참된 길을 걸어가라"는 선친의 뜻에 따라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됐다. 미국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의대에서 수학한 뒤 1960년 서울 중구 초동 옛 스카라극장 근처에 현 차병원의 모태인 '차산부인과'를 개원했다.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동시에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7년 외아들 차광렬 회장이 설립한 차의대에 전액 장학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차병원 등을 운영하는 성광의료재단에 사재 400억원을 내놨다.
시험관아기 시술 등 생식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이룩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0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비롯해 '서재필의학상'(2007) 등을 수상했다. 모교 병원인 연세의료원에서는 고인의 이름을 딴 '김명선·차경섭·김인수암연구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차광렬 회장과 두 딸 광혜·광은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 국제회의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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