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포착된 사진 속 노란 점퍼를 입은 여성은 투구 동작 중인 동상의 왼손 글러브를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또 이내 동상 앞에 서서 최동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이 여성은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故 최동원의 어머니로 추정된다. 어머니의 ‘모정’이 느껴지는 이 모습에 봄비에 촉촉이 젖은 그라운드처럼 가슴 뭉클하게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두며 롯데에 첫 우승컵을 안긴 최동원은 '무쇠팔'로 불리며 부산을 넘어 한국 야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32세에 은퇴한 뒤 지난 2011년 향년 53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했다. 동상은 그의 2주기인 2013년에 부산 사직구장 앞에 세워졌다.
당시 김 여사는 “롯데 측에서 섭외가 왔을 때 아들이 떠올랐다”며 “아들이 옛날에 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는데, 이제는 던질 수 없으니까 내가 눈 감기 전에 아들이 던진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었다”며 시구 제의를 어렵게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는 시구를 마친 뒤 “동원아, 엄마 오늘 프로야구 시구 잘했다. 오늘 아침에 너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는데, 네가 도와줘서 엄마가 잘했다”고 전해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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