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만이 아니다. 70여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왔던 제약산업은 점차 경영진들의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에는 경영진 교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각 제약사는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대교체에 임하면서 제각기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경영인의 적극적인 도입은 사주 경영 위주였던 제약업계에 나타난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올해만 하더라도 종근당·JW중외제약·휴온스 등의 오너기업들이 새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거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등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오너 중심 아래 전문경영인 활용이 돋보였던 한미약품그룹도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대표직과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일선에 뛰어들면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고, 지주사 분할을 준비 중인 제일약품에서도 오너 2세 한상철 부사장이 오는 6월 설립될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가칭) 사장으로 내정됐다.
대웅그룹은 오너 2세 윤재승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체계가 구축됐고, 동아쏘시오그룹도 올해 승진한 오너 3세 강정석 회장 중심으로 한 인사가 이뤄지면서 세대교체와 함께 오너 중심의 경영을 이어나가게 됐다.
이러한 제약업계 경영방식 변화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한미약품과 같은 오너 중심 경영은 변화에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그만큼 경영 위험도가 크다. 유한양행 등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성장은 더뎌질 수 있다.
빠른 성장을 거둔 오너 중심 회사가 성과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온전히 검증되지 않은 차세대로의 경영승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을 받게 되는 이유다.
경영진은 회사 성장에 절대적이다. 현재 제약산업에 대한 사회적 이목은 성과 편차가 큰 신약개발에 집중돼 있지만, 신약 개발 성과와 더불어 경영진 세대교체도 향후 국내 제약산업 행보를 결정짓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오랜 시기 끝에 신약 개발 의지를 드러낸 제약업계에 경영진 세대교체가 성장판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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