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준호, 단 2년이면 충분했던 완성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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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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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역을 열연한 그룹 2PM 겸 배우 이준호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아이돌 그룹’ ‘배우’. 그 어떤 것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이준호는 그렇게 늘 자신에게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발전 시켜나가고 있었다. 2015년 영화 ‘감시자들’로 첫 연기의 맛을 봤던 이준호가 이번엔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중앙지검 범죄 수사부 감사였으나 박현도 회장(박영규 분)의 스카웃으로 재무이사에 발탁된 TQ그룹 재무이사 서율 역을 맡은 이준호를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에 육박했던 인기 드라마 ‘김과장’의 종영 소감를 묻자 이준호는 대뜸 “너무 좋아요”라고 운을 뗐다.

“3개월 동안 수목에 드라마가 나왔는데, 어제(5일) 드라마가 안 나온 게 실감이 안나더라고요. (웃음) 좀 더 찍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끝나서 좋기도 하지만 시원섭섭하네요. (웃음)”

‘김과장’에서 생애 처음 악역 도전이었던 이준호지만 그의 연기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연일 호평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종영 소감에서 ‘섭섭’이라는 단어보다 ‘좋다’는 단어가 먼저 나왔을까.

“끝나는 건 당연히 섭섭하지만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제가 드라마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잖아요. 지난해 tvN ‘기억’이 제 드라마 첫 작품이었는데 그땐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김과장’은 초반부터 롤이 커져가고 분량이 많아지고 주연이다 보니 어떻게 3개월 동안 극을 이끌어야 하는지 체험을 했던 것 같아요. 정말 다시 한 번 배우들의 위대함을 깨달았습니다. (웃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역을 열연한 그룹 2PM 겸 배우 이준호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맞춤옷을 입은 듯 서율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준호는 시청자들의 칭찬에 기분좋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칭찬에 자만함을 보이진 않았다.

“칭찬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배우분들과 으쌰으쌰 했죠. 남궁민 형과 촬영하면서도 ‘몇 주 남았다’ ‘조금 더 힘내자’고 하면서 서로의 건강을 체크해주기도 했죠. 몸에 좋은 거 있음 같이 나누기도 했고요.(웃음) 사실 얼떨떨해요. 지금껏 했던 역할이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서율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제가 갖고 있는, 주도적으로 뭔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걸 새롭게 보여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새롭게 느껴지셔서 칭찬해주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연기 실력 향상의 여부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모르겠어요.(웃음) 제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촬영 하면서 제 자신이 뿌듯하고 떳떳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정욱 대표님(JYP엔터테인먼트)께서 제 연기를 보시고 ‘자랑스럽다’고 이야기 해주셨는데 그런 건 기분이 좋았어요.”

‘김과장’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 이준호는 “남궁민 형이 잘 될거라는 생각으로 임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대본이 너무 재밌었지만 서율이라는 캐릭터가 제게는 첫 악역으로의 필모그라피를 넓힐 수 있는 계기와 도전이었다고 생각해요”라며 “처음하는 악역이고 제게 큰 도전이라는 생각에 시청률보다도 이 악역 연기를 통해 제가 갖고 있는 뭔가를 보여주고 스펙트럼을 넓히자는 마음이 컸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1~2회를 보면서 드라마를 보는데 한 시간이 후딱 가는 건 처음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실감을 못했지만 시청률이 점점 오르다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라며 솔직하게 말하며 웃었다.

악역 연기가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에 많은 대중들은 놀랐을 터. 혹시 이준호의 본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준호는 “제가 당했을 때 기분 나쁜 걸 생각해보자고 생각했죠”라고 운을 뗐다.

“제가 직접적으로 당하거나 한 건 없어요. 가수로 데뷔했을 때 너무 대선배님들이 많으셔서 누군가를 막 했던 적은 없어요. 그래도 정말 기분 나쁜 행동이 뭘까 생각했죠. 극중에서 남궁민 선배님 가슴을 찌르고 그랬던 것도 대본에는 없는 장면이었어요. 초반에 이미지를 잡아놔야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가기 때문인데 이들이 가진 싸가지를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을 많이 했죠. 앵글에 잡히지 않을 때도 진짜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 남궁민 선배님께서 ‘앵글 안 잡히니까 살살해’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하하하. 몸은 사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역을 열연한 그룹 2PM 겸 배우 이준호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첫 악역이기 때문에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을텐데, 이준호는 대선배인 박영규가 악역의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첫 방송을 보시고 이야기 해주셨는데 사실 대선배님께서 후배에게 전화를 직접 하신다는 건 생각도 못하고 있었거든요. 전화로 악역이라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코믹적인 요소가 다분하지만 ‘너는 꼭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박영규의 ‘악역의 무게감’ 조언은 결국 이준호만의 색깔이 있는 악역이 탄생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했던 스펙트럼을 넓히게 됐다.

특히 그의 악역이 눈에 띄었던 이유는 바로 ‘먹소’(먹방+소시오패스)라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이준호는 “먹었던 음식 중에는 핫바가 제일 맛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먹방이 캐릭터를 잡아주는 것 중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먹는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죠. 권력과 탐욕, 야망, 그런 것들을 먹는 걸로 표현하자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드라마 출연 두 번에, 악역 연기가 처음인 이준호의 연기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영화 ‘스물’을 통해 연기 포텐이 터진 그는 영화 ‘협녀’와 드라마 ‘기억’과 ‘김과장’까지 한 손가락 안에 꼽힐만한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이준호 특유의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이준호만의 악역인 ‘서율’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PM과 겸업을 하고 있어서 배우로써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어요. 2PM으로서 할 일이 있고 일본에서 4~5년 째 솔로로 투어를 하고 있는데, 주어진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잘하자는 마음이었거든요. ‘기억’을 하게 되면서 좀 더 순발력 있는 연기를 하려면 드라마를 좀 더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나 드라마 가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악역이라는 롤이 ‘김과장’ 안에 있었고, 그래서 드라마를 해보자는 생각이 컸죠. 그래서 시청률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썼던 것도 있었고요. 사실 더 극악무도한 연기를 하고 싶어서 ‘김과장’을 선택하고 미팅했는데 서율은 완전한 악역은 아니었죠. 살인은 안 저지르는, 최소한의 정의감은 있는 악역이요. 처음에 감독님께 여쭤봤어요. 서율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요. 그때 감독님께서 본적 없는 악역을 만들어보자고 했고, 이 캐릭터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어요. 우리는 모른다고 했죠.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가면 안되고 검사로서의 정의로, 법 안에서 날 뛴다는 모티브를 갖고 연기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감정 변화가 너무 심해서 중심을 잘 잡아야지 하는 스트레스도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다차원적으로 보여줘야 나중에 캐릭터가 변화가 있어도 위화감이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서율 연기는 거기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아요.”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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