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주춤한 가운데 지역별 랜드마크 아파트는 오히려 실거래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부유층의 투자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는 데다 차기 정권에서는 재건축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주택시장 규제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이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흐름이 견조한 기존 랜드마크 아파트에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강변을 낀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의 경우 올해 들어 수억원씩 호가가 오르는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를 뛰어넘는 가격 오름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존 실수요와 함께 투자수요가 몰리는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전체 주택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5층)는 작년 말 같은 주택형(7층·17억원)보다 1억8000만원 오른 1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현재 전용 84.97㎡의 호가는 20억원 수준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은 최대 22억원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전용 84㎡의 분양가는 13억원대였지만 작년 6월 입주 직전에는 2억원에서 4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졌다"면서 "최근 호가가 20억원까지 오른 상태로 최초 분양가와 비교해 7억원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인 대치은마와 개포주공1단지, 압구정 구현대 등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이다. 중층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구 대치은마 전용 94㎡(14층)는 지난 3월 1일 11억5500만원에 거래돼 1월 14일 11억원(14층)과 비교해 5500만원 올랐다. 상승세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그 폭은 아크로리버파크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6㎡의 경우 연초 12억3000만원에 실거래됐고 2월 14억1000만원까지 껑충 뛰었지만 3월 들어 13억7000만원으로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압구정 구현대1·2차 전용 131㎡ 또한 연초 20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8억3000만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반면 랜드마크 아파트의 약진은 강북 한강변 고급 아파트에서 두드러졌다. 2014년 분양 당시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던 성동구 '서울숲 트리마제'의 경우 전용면적 84㎡형은 현재 시세가 16억원대로 분양가와 비교해 2억원가량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한강 넘어 위치한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에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49층 초고층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가격이 더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17㎡와 용산구 이촌첼리투스 전용 123㎡가 작년 초 대비 3월 말 기준 각각 2억7500만원, 2억2500만원 상승했으며,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113㎡와 마포구 공덕자이 전용 59㎡형도 같은 기간 1억1500만원, 7000만원가량 올랐다.
앞으로 관심사는 일반 랜드마크 아파트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대신해 주택시장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요로 지탱하는 재건축 단지와 달리 랜드마크 아파트는 실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짙은 주택시장에선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랜드마크를 비롯한 고급 아파트에 수요층이 몰리는 이유는 이들 단지가 투자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충족하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랜드마크 단지는 다른 단지와 차별화돼 보유가치가 있다. 또 미래 투자성도 확보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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