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대신 일본·동남아 관광객 유치해 시장 다변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 정부의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떠난 자리를 일본·동남아 관광객으로 채우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이색 상품 개발에 나섰다.
눈(雪)을 보기 어려운 동남아 관광객을 겨냥해 눈썰매 여행상품을 내놓고 이태원에서 글램핑을 하는 등 일본인 여성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체험형 상품을 개발한다.
14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자국 여행사에 대한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조치가 시작된 이후 지난달 16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6%(약 33만 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을 찾는 일본(18.5%), 대만과 홍콩 등 중국 외 중화권(3.8%), 동남아시아와 중동(11.6%) 관광객은 일제히 늘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중국 외 국가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단순히 한국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벗어나 주제가 있는 이색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높아지는 개별 관광객을 겨냥해 음악 페스티벌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선보인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태국 관광객 500여 명이 태국 최대 명절 '송끄란'(Songkran) 연휴인 이번 주 스키장의 잔설을 활용한 눈썰매 관광상품을 통해 한국을 찾았다.
태국 관광객들은 강원도 용평리조트를 방문해 눈썰매 대회에 참가하는 등 자국에서는 보기 힘든 눈 관련 여행을 즐겼다.
이 상품은 겨울에만 눈썰매를 탈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스키장에 남은 눈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노렸다.
면세점 등 업계도 태국인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송끄란 행사 기간에 씨티카드 보유 태국인이 명동점을 방문하면 금액사은권, 남산N타워 입장권, 경복궁 한복 체험권 등이 포함된 '서울 여행 패키지' 등 다양한 경품과 혜택을 주고 있다.
태국 와이파이 업체 '와이파이 뱅크(wifi-bank)' 등 신세계 제휴 관계 기업을 통해 방문한 고객에게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육심원'의 고급 목 쿠션을 준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 중 비율이 가장 높은 20~30대 여성을 겨냥해서는 '스몰 럭셔리 31' 상품을 개발한다.
관광공사는 일본인 여성들이 선호하는 스파, 한방 스킨케어, 성수동 수제화 골목 등 31개 여행 소재를 소개하는 자료집을 제작하고 있다. 자료집에는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서울에서의 체험 활동을 소개해 일본인 여성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한다.
자료집 제작 뿐만 아니라 이태원에서 글램핑을 하고 남산 호텔에서 스파를 받는 등 지금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재로 관광상품을 개발해 일본인 관광객 3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음악을 좋아하는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행사를 활용한다.
관광공사는 오는 9월 22~2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EDM 행사인 '월드클럽돔 코리아 2017'(World Club Dome Korea 2017)과 연계된 관광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2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관광공사가 EDM 행사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월드클럽돔 코리아 행사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의 하나로 지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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