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서울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오는 7월 경의선숲길 사용 갱신을 앞두고 부지 사용료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부터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이르는 경의선숲길은 시가 2005년 공단으로부터 제공받아 지난해 5월 마지막 3단계 구간인 와우교·신수동·원효로 일대 공사를 마무리했다. 시는 약 450억원을 들여 총 6.3㎞에 이르는 약 10만㎡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특히 2015년 문을 연 홍대입구역부터 가좌역까지 약 1.2㎞ 길이의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며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효창공원역~가좌역 구간은 공단과 시가 협약을 맺어 개발했고, 가좌역~상암MBC 구간은 공단과 마포구가 공원화에 협약했다.
2010년 공단과 '경의선 지상 부지 공원조성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당시 시는 영구 무상 사용을 전제로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단은 협약 이후 2011년 7월 사용 허가 당시 사용 기간을 5년으로 요청했고, 사용 기간이 만료되는 2016년에 다시 1년 단위로 계약한 점을 들어 계약이 끝나는 올해 7월부터는 유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국유재산법이 개정되면서 무상 사용과 관련된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2011년 추가된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32조 4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사용료를 면제 받기 위해서는 중앙 관련부처장에게 취득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또 같은 조 5항에 따르면 취득계획을 제출받은 중앙 관련부처장은 사용료를 면제하려는 경우 사용 기간을 1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추가됐다.
국유재산법 소관 부서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취득계획을 낼 필요도 없었고 사용료 면제 기간 제한도 없었는데, 4항과 5항이 신설되면서 취득계획을 받더라도 사용허가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게 됐다”며 “법령 해석이 엇갈릴 수 있지만, 이는 1년 안에 지자체가 땅을 매입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법 개정 전까지는 공공을 위해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개정 이후 공공을 위해 사용해도 무상 사용 기간은 1년 이내이며 그 이후 땅을 매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공원을 무료로 이용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데 거기에 대한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니 협의가 쉽지 않다. 법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2014년 2월 구와 공단은 가좌역에서 상암MBC 구간에 이르는 경의선 부지 공원화에 협의했지만 세부적인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사용 허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향후 경의선숲길 사용 갱신 시 사용료 유상 전환 여부에 대해 “시에서 갱신 신청이 들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시가 갱신을 신청할 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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