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1단지부터 16단지까지 총 4만여 가구에 이르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가운데 8단지가 다음 달 18일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18일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상계주공 8단지 아파트는 지난달 말 관리처분 인가를 획득하고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중계역부터 마들역까지 이르는 상계주공단지는 16개 단지, 총 4만여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1980년대 후반에 완공돼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는 단지들이 많다. 16개 단지 가운데 8단지가 가장 먼저 재건축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이 일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8단지는 16개 단지 가운에 유일하게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2004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후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대우건설에서 한화건설로 시공사가 변경되는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현재 830가구인 상계주공 8단지는 최고 30층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총 1062가구 가운데 77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상계주공아파트를 동쪽으로 끼고 흐르는 중랑천은 이 일대에 개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시는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중랑천 일대에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의 ‘중랑천 중심, 동북권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320만여명이 살고 있는 중랑천을 중심으로 8개 자치구를 서울시 동북권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원구는 일반주거지 면적 가운데 절반 이상이 종상향이 어려운 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돼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의 공동주택 주거환경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계주공아파트가 속한 노원구는 2015년 기준 3종이 일반주거지 면적 가운데 약 55%를 차지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일반주거지역의 상한 용적률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 150% △제2종 일반주거지역 200% △제3종 일반주거지역 250%다. 재건축을 할 경우 용적률이 높으면 종상향을 통해 일반 분양 가구 수를 늘리기 어려워 사업성이 낮다고 본다.
앞서 2014년 8단지 조합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8단지를 3종으로 상향했다. 하지만 3·7·11·13단지 등 나머지 단지들은 3종에 해당해 재건축이 순항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현재 서울시에는 3종에 해당하는 노후화된 아파트가 많다”며 “일반적인 재건축 방법을 택하기 힘든 단지들은 법률 개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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