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盧정부 간첩수사 중단" 위키리크스 인용…文 "가짜뉴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23일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 대북 정책 등을 놓고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신경전을 벌였다.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로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데 이어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후보에게 "성완종 회장 메모에 나와 있는 홍 후보님은 유죄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갑자기 그런 식으로 공격한다면…"이라면서 "그렇다면 (참여정부 때) 문 후보가 왜 두 번씩이나 (성완종 회장에 대해) 사면을 해줬나. 나는 성완종을 모른다"고 역공을 취했다.
문 후보가 "기가 막힌다"고 하자 "왜 기가 막히나. 또 거짓말할 것이냐"고 따졌다.
문 후보가 "그만하시죠"라고 하자 홍 후보는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하니까 그런다"면서 "지도자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지금도 (문 후보가) 얼버무리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가장 없는 후보가 홍 후보다. 다들 (홍 후보에 대해) 사퇴하라고 하지 않느냐. 어떤 염치, 체면으로 그런 얘기를 하느냐"면서 과거 '돼지흥분제'를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끄집어냈다.
홍 후보는 "45년 전의 일을 저 스스로 밝히고 국민에 용서를 구했다. 아까 사과를 해지 않았느냐. 또 그것을 물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와 관련,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시절에 황제 같은 두 분이 나와서 문화계를 얼마나 지배했느냐. 그때 우리를 지지했던 두 명은 아예 방송에서 5년간 배제됐다"면서 "만약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고 노무현 정부처럼 몰래 했다면, 어떻게 했겠나.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은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사실관계가 다 드러났는데 그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않고 과거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고 또 뒤집어씌우기로 면피를 하려고 한다"면서 "그렇게 끊임없이 과거 정부 탓만 하면 언제 나라가 발전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북핵 문제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놓고, 끊임없이 그 이전의 과거 정부 탓만 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개성공단 재개 주장에 대해서도 "개성공단을 2천만 평을 확대하면 5년간 100억 달러를 북측에 줘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실업자가 110만 명이다. 이게 무슨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대책이냐. 북한 청년 일자리 대책이다. 계속할 것이냐"고 공세를 취했다.
문 후보는 "개성공단은 원래 합의가 3단계까지 가면 2천만 평"이라면서 "개성공단이 중단될 때까지 125개 기업이 입주했는데, 거기에 납품하는 우리 협력업체가 5천 개였다. 개성공단 폐쇄로 당장 우리 내에도 무려 12만5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노무현 정부가 국정원의 간첩사건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주장도 했다.
홍 후보는 2006년 '일심회' 사건 수사 때 당시 김승규 국정원장(2005~2006년)이 1개 그룹을 수사하고, 6개 그룹을 추가로 수사하려고 했는데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불러서 '수사를 그만둬라'고 했다는 내용을 당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보고했고, 이것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됐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당시 국정원장이 수사하려고 했는데 관련자가 전부 386 운동권, 문 후보 진영 사람들이 많아서 수사를 못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 그야말로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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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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