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적 사드장비 배치...대선 전 기정사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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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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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대선을 불과 13일 앞두고 한·미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뿐 아니라 엑스밴드 레이더 등 핵심 장비를 관련 절차를 생략한 채 성주골프장에 기습 배치한 것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알박기'로 풀이된다.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사실상 사드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차후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 추가 협의할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실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사드 배치 연기 및 빅딜설이 나돌았다. 미국이 중국의 대북 압박을 끌어내는 대가로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마친 지 겨우 6일 만에 부지 공사도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 장비를 전격적으로 반입함에 따라 모든 관측은 깨졌다. 사드 운용을 위해 환경영향평가와 시설 설계, 장비 배치 공사 등을 남겨 두고 있었지만 이 절차를 모두 생략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사드 체계의 조속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따라서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 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변인은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일부 전력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우리 군은 연내 사드 체계의 완전한 작전운용 능력을 구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드 전격 배치는 그동안 국방부에서 밝혔던 '대선 이전 배치 불가능'을 뒤집는 결과다.

이를 두고 주한미군이 대선 이후 한국의 여론 지형이 바뀌어 사드 배치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치를 서두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한미군은 사드 레이더 및 발사대가 놓일 장소에 가동 시 진동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약 20㎝ 깊이의 콘크리트 패드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다음달 중 발사대와 사격통제 레이더 시험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한 미군의 사드 기습 배치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 여론은 차갑다.

공고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려면 사드 배치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과 공감대를 만들며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맞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국민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강행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국민 합의 절차를 거치고 국익과 한·미 동맹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채 끝나기 전에 사드 장비부터 먼저 반입한 것은 사드 배치가 국민 합의는커녕 기본적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차기정부에 정책적 판단 여지를 원천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도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사드장비 반입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줄곧 안보위기를 지적해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날 성주골프장 주변에서는 경찰 경력 8000여명과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는 주민 200여명 간의 마찰이 빚어지는 등 향후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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