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안철수는 거짓말 안 할 것 같아서'라고 하더라고요"
경남 양산에 사는 40대 가장 박진영 씨는 1일 희귀성 난치병을 앓는 아들이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고 했다.
박 씨는 이날 SBS에서 방송된 안 후보 찬조연설에서 3년 전 죽음을 오가며 병원에서 투병하던 아이가 안 후보와 만난 사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이가 갑자기 등이 아프다고 해 병원에 갔더니 '역형성 상의세포종'이라는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았다"며 "주치의 교수님은 앞으로 1주일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도 했다"며 당시 절망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매일 고통의 시간을 겪는 아들에게 어느 날 '지금 누가 제일 보고 싶어?'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대뜸 '유재석, 만약에 안 되면 안철수도 좋고'라고 했다"며 "평소 아이의 꿈이 과학자이긴 했지만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마침 주변에 안 후보와 연락이 닿을 만한 분이 계셔서 제 상황과 아이의 바람을 전했더니 바로 다음 날 안 후보로부터 연락이 왔고 병원 1층에서 안 후보를 만나게 됐다"면서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고 당시 기억을 돌이켰다.
그는 "당시 안 후보는 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에게는 누구나 한 번쯤 시련이 온단다. 꼭 이겨내길 바란다'고 했다"며 "'나중에 네가 다시 말을 할 수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는지 너와 의논하러 다시 올게'라는 말씀도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비록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됐지만, 고비를 넘긴 아이에게 '누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냐"고 했더니 '안철수'라고 답했다"면서 "'왜? 네가 아플 때 면회 와서?'라고 물으니 '솔직히 그런 것도 있지만, 거짓말 안 할 거 같아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아이에게 '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어?'라고 물었더니 '안철수는 V3 백신을 만들어 큰돈을 벌 수 있었지만 전 국민에게 무료로 나눠줬잖아. 그게 좋고, 또 재산이 많아서 비리는 없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아들의 대답에 아빠로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아이의 소망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찬조연설 말미에 안 후보는 자신처럼 희귀성 난치병을 자녀로 둔 가족들을 위한 의료복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아동복지와 교육정책에 대한 선심성 공약은 많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희귀 난치성 질병을 가진 어린이나 그 가정에 대한 공약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5%대로 낮춰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면서 "이런 작은 공약 하나하나가 중증질환 환자를 둔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선진복지국가의 초석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