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위원장부터 시작해서 금융감독원장, 금융 공공기관장을 비롯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차기 금융위원장...'정은보·홍종학·김상조·김기식' 거론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관료 출신 중에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 행정고시 27∼28회가 후보군으로 올랐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경제 분야 정책 공약에 관여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홍종학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사표가 수리되면 정은보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반대로 조직의 동요와 업무 연속성 등의 이유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경우 차기 위원장이 인선될 때까지 임 위원장이 현행대로 업무를 본다.
차기 금융위원장 취임 시기는 빨라야 다음달이나 7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후보의 국회 인준이 끝나야 총리의 제청을 받아 각 부처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부총리부터 금융위원장 등 윗선의 인사를 낸 후 금감원장까지 인선되려면 3~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웅섭 금감원장의 임기가 올해 11월로 6개월도 안남았다"며 "임기를 몇개월 앞두고 굳이 새로운 사람이 올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게다가 진 원장은 특별한 정치색이 없어 부담도 적다.
그렇다고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금감원장은 인사청문회 없이 언제든 교체 가능하다. 차기 금감원장으로는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오는 10월이 임기인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임기가 넉넉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임기와 무관하게 교체될 수도 있다.
민간 금융회사의 경우 수협은행과 SGI서울보증 수장이 인사태풍 최전선에 있다. 수협은행은 현재 행장 없이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되고 있다.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논의를 두 달 가까이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서울보증은 최종구 전 사장이 지난 3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두 달 넘게 공석이다.
◆ 이번엔 '경금회'다...김정태·안민수·서준희 주목
박근혜 정부에서 서강대 출신의 '서금회'가 실세였다면 이번에는 '경금회'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인맥찾기에 한창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 경남중학교와 경남고, 경희대 법대(72학번)를 졸업했다. 금융권에 경남고 출신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신동규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 등이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문 당선인의 경남중학교 후배다.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맡기도 했다.
경희대 출신으로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김상택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윤병철 한화생명 부사장,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 오익근 대신저축은행 대표 등이 포진해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평소 동문회에 잘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금융계 인사는 거의 없다고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학교를 나왔지만 직접적인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맥을 이유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선캠프에서 일한 금융계 인사도 주목받고 있다.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금융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2월 사임한 후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장·차관급 직책을 맡은 '10년의 힘 위원회' 인사들도 관심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낸 김대유 원익투자파트너스 부회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낸 이승우 삼성증권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한편, 학맥을 챙기지 않는 문 대통령의 특성상 경금회 출신보다 대선 캠프 인사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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