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지난 9일 숨가쁘게 달려온 장미대선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과 함께 끝났다. 다음 날 아침 문재인 당선자의 취임식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고, 각계에서는 당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건설업계는 지난봄부터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지난 정부의 잘못을 씻고 다음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들을 고민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자마자 후보들은 건설부동산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첫째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공재원 50조원을 통해 전국 500여곳에서 소규모 정비사업 위주의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를 통해 연간 3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동반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공공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재원 조달 방안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자료에 따르면 LH와 SH는 현재 각각 약 80조원과 16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그는 과거 국민임대주택과 혁신도시 개발사업,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정부의 공약 사업을 추진하면서 두 공사의 부채가 증가했던 경험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약의 핵심은 ‘현실 가능성’이다. 그리고 공약을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재원 마련 아이디어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도시재생이 실현되기 위해선 공공 외 다양한 주체와 재원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민간 투자자가 도시재생에 뛰어들 수 있도록 사업권을 확보해주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이 연구위원은 일본 민간도시개발추진기구(MINTO)가 사용한 ‘메자닌 금융(Mezzanine Financing)’을 제안하기도 했다. 메자닌 금융은 사업 성공 시 투자자에게 일정 금리 이외에 주식 관련 권리를 부여하기로 하고 무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기법이다.
이미 문재인호는 닻을 올렸다. 인수위도 구성하지 못하고 인사를 꾸리는 등 숨 고를 틈 없이 앞으로 나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제 배가 순항할지 거친 파도를 만날지는 앞서 말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끌어오는 능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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