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산둥성 특파원 최고봉 기자 = “아빠라는 말을 한 번만 더 들을 수 있으면, 한 번만이라도 더 안아줄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지난 9일 웨이하이(威海)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참사로 희생된 고 이상율 군의 아버지 이정규씨는 아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모든 모습을 휴대폰에 담아 왔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이씨는 아들이 유치원 차가 뜨겁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다며 그때 아이의 말을 관심 있게 듣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고 김가은 양의 아버지 김미석씨는 “그날 입고 간 분홍 원피스가 허벅지에 너덜너덜하게 붙어 있었다”며 “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기침을 하고 헛구역질까지 했는데 가라고 보낸 내가 죄인”이라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번 참사로 숨진 어린이 11명이 다니던 학교 책임자인 이용규 이사장은 “소중한 보배들을 불의의 사고로 보낸 데 대해 죄송스럽고 죄스럽다”며 “남은 인생을 죄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 학교는 차량 임대업체를 통해 모두 19대의 통학차량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3대가 유치원생들에게 배정돼 있다. 이 이사장은 “웨이하이시에서 가장 큰 차량 업체와 계약했고 사고 시 책임 조항까지 명시해 두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문제로 제기한 노란색 통학버스가 아닌 일반 버스를 운행한 데 대해서 웨이하이시 예리윈(叶立耘) 공안국장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현재 투명하고 조속한 진상규명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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