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군립공원 등억온천단지에 있는 일부 모텔의 온천수 진위 논란(본보 5월 16일자 등억온천단지 공동 온천수 모텔 '맹탕 온천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주군이 이들 모텔의 온천수 배관을 우수관에 설치토록 허가한 사실이 확인돼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19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등억온천단지 40여 곳 모텔 가운데 5개 모텔은 지난해 온천공(孔)을 소유한 부지 소유자와 온천공급계약을 맺은 뒤 같은 해 7월 울주군청으로부터 온천수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들 모텔들은 공동 급수 계약한 온천공이 있는 장소와 1㎞ 이상 떨어져 있다.
때문에 해당 온천공에서부터 온천수 집수장을 거쳐 개별 모텔로 물을 옮기는 배관을 설치했다.
문제는 이 온천수 배관이 호우에 대비한 우수관(雨水管)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우수관은 폭우 등 빗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오수관과 별도로 하천으로 물을 신속히 유도하기 위한 공공시설이다.
문제의 우수관에 온천수 공급 배관이 삽입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닥쳤을때에 해당 우수관 주변에도 물이 범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 대형 우수관을 설치한 행정당국이 특정 업소를 위해 특혜를 제공한 탓에 범람했다는 지적을 들어도 행정당국이 할말이 없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울주군 측은 우수관이 가로 세로 2m가량 되는 대형 통로이어서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울주군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사람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대형 우수관이란 점을 고려하면 온천수 배관이 우수관의 기능을 해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등억온천단지내 대부분의 모텔 업주들은 "행정당국이 재량권을 넘어 일부 모텔 요청을 받아들여 우수관에 온천수 배관을 설치해 주는 특혜를 베풀어 자연재해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이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온천수 배관을 지금이라도 따로 설치토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모텔들이 끌어다 사용하고 있는 온천수가 진짜냐를 놓고 등억온천단지내 모텔업계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모텔들이 공동 급수하고 있는 온천공의 허용 수량 120t으로는 모텔 5군데는커녕 3곳이 사용하기에도 모자라는 수량이란 게 등억온천단지 대부분 모텔 업주들의 주장이다.
이곳 온천공을 소유한 모 모텔은 10여년 전 폐업했지만 온천공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7월 수질검사때 이곳 수질 온도는 26도로, 온천수 기준 25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등억온천단지엔 현재 온천공이 6군데 유지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동 급수 1호공을 비롯해 신불산온천목욕탕이 3곳, 또다른 온천목욕탕이 1곳, 모 모텔이 단독으로 1곳 온천공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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