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이보다 두 단계 위인 Aa2다.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198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톈안먼사태가 발발하며 중국에 진출해 있던 서구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때였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그만큼 중국경제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24일 성명을 통해 △부채 증가 지속 △경제 성장률 둔화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의 요인으로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다만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말 260%로 급증했다. GDP 대비 정부 직접부채 규모는 내년 40%에 이어 2020년에는 45%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정부투자기관(LGFV) 채권 발행이나 국유기업(SOE) 투자 등을 통한 간접 부채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무디스는 또 향후 5년의 잠재성장률이 약 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를 기록한 이후로 둔화해 2016년 6.7%까지 떨어졌다.
신용등급 하락의 충격으로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24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97위안 높인 6.875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0.14% 절하됐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조정 소식이 나온 직후 달러당 역외 위안화 가치는 순식간에 0.10%가량 절하됐다.
맥쿼리는 24일 공개한 투자노트에서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는 이미 익숙한 내용이긴 해도 분명 중국에 부정적 신호”라면서 “이제 앞으로 문제는 S&P와 피치 등이 무디스를 뒤따를지 여부다. S&P는 작년 3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만큼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신용등급 강등이 중국의 경제 리스크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했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신용평가사들이 중국의 신용등급을 내리면 중국의 금융 건전성이 악화되어 악순환의 고리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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