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軍 차별 당연시 하는 위계 문화 혁신…文 '군 인권' 담화 발표해야"

김종대 정의당 의원[남궁진웅 기자, [e-mail]]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9일 "군에서의 성범죄는 성적 정체성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상하 위계 관계에서 기본권 유린이라는 전근대성의 산물"이라며 군형법 제92조의6 삭제와 함께 군 인권 개선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형법 제92조6은 '(군인 또는 준군인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서로 합의해 이뤄진 성관계여도 행위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해석돼 성 소수자 차별의 근거가 된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24일 제92조6을 삭제하는 군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종교 단체 등의 반대도 거세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소위 성군기를 확립한다며 동성애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차별적 정책으로는 군 기강을 유지할 수도 없으며 그 발상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오직 복종을 강조하는 군 기강의 논리가 바로 성 범죄로 악용된 권력의 남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인격과 존엄을 존중하자는게 어떻게 군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것인지 군은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의당은 군형법 개정안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해군본부 A대위가 친구에게 직속 상관인 B대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말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은 2013년 성추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오 대위 사건과 거의 유사하게 폐쇄적인 군 내부의 권력관계와 제 식구를 감싸는 사법체계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오 대위 사건을 겪고도 군은 군 인권 감독관 설치와 사법제도 개혁을 미루어왔으며 성적 차별을 당연시하는 전근대적 위계 문화를 혁신하지 못한 인권의 사각지대로 계속 안주해왔던 것"이라며 "더 이상 군에만 개혁을 맡겨놓을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군 인권 개선을 위한 특단의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