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 회사채 발행액은 총 30조40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6% 증가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7조86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81억원에 비해 840% 가까이 늘었다.
더불어 회사채 미매각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 중 CJ헬로비전(AA-), 파라다이스(AA-) 외에는 미매각이 발생하지 않았다.
수요예측의 연이은 흥행으로 증액발행에 나선 기업도 많았다. 최근 회사채 5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했던 LG화학(AA+)의 경우 수요예측에 무려 1조77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발행금액을 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이 낮아지고 채권에 대한 만기보유 수요가 늘면서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62%에서 1.76% 사이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2분기 1.21%에서 4분기 한때 1.81%까지 급등했던 것과는 달리 안정적인 움직임이다.
최근 회사채시장 호황은 지난해 자금경색으로 발행을 미뤘놨던 기업들이 물량을 쏟아낸 영향도 크다.
지난해 4분기 국내 회사채 발행액은 10조2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8% 줄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남은 상반기 회사채 발행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기에 해당하는 사업보고서 발표 시즌이 끝났다. 지난 수년에 걸쳐 학습된 하반기 발행시장 위축도 6월 중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게 할 요소다.
더군다나 하반기에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연방준비제도의 자산 축소, 유로존 양적완화 정책 축소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대외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이 연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초에만 해도 우량등급 회사채에만 자금이 집중됐다"며 "사업보고서 제출 시즌 이후 A급 회사채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남은 상반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6월에는 대어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다음달 1일 SK(AA+, 4000억원)을 시작으로 2일 LG디스플레이(AA0, 3000억원), 대림산업(A+, 2000억원) 등이 회사채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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