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미 증언에 '결백'으로 대반격..공화당ㆍ보수단체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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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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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의회 증언은 거짓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루 전 코미 국장은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수사 중단을 압박했고 자신이 해임된 것은 러시아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이 끝나자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와 연설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면서 코미 국장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과 보수단체들도 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섰다. 보수층이 결집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국장의 진실게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코미 국장의 청문회가 있던 8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침묵을 지키던 트럼프 대통령은 9일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그는 아침부터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결백이 판명됐다”면서 코미 국장을 “정보 유출자”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도 결백을 주장하면서 선서 하에 특검 앞에서 증언하겠다고 천명했다.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나는 그(코미 국장)를 잘 모른다. 나는 누구에게도 충성 맹세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그런 걸 하겠느냐”면서 “나는 이 말을 로버트 뮬러 특검 앞에서 그대로 말할 수 있다. 100%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 코미 국장은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수사에서 플린을 놓아주길 희망한다”고 말한 데서 수사 중단 명령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자신이 FBI 국장에서 해고된 것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FBI 수사 방식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코미 국장의 ‘폭탄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에 치명타를 입혔다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들은 법조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코미 국장의 증언이 사실일 경우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코미 국장의 주장을 사법방해를 증명할 확실한 물증으로 보기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미 국장의 메모가 있지만 이 역시 코미 국장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코미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가 나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녹음 테이프의 존재 여부를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면서 “대답을 들으면 무척 실망할 것”이라고 말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 기대하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도 아직까지는 뜨겁게 타오르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코미 국장의 증언이 사법방해를 증명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의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결백으로 맞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파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법방해죄 성립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계산 하에 위기를 정면돌파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여당인 공화당도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이 코미 국장의 증언에서 대통령을 변호할 근거를 찾았다"면서 "코미 국장의 증언이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이를 갈라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존 매케인. 마르코 루비오, 린제이 그레이엄 등 종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 온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고 나섰다. 그레이엄 의원은 코미 국장이 러시아 수사 대상에 대통령이 없다고 말한 점을 강조하면서 “수사 대상도 아닌 대통령을 사법방해로 본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짓이 있겠냐”고 되물었다.

공화당 존 코르닌 상원의원의 경우 코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는 부정한 의도에 따른 사법방해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공직 초보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WSJ 역시 이번 사태를 사법방해보다는 대통령의 공직 경험 부족에 초점을 맞추는 논평을 게시하기도 했다.

보수 시민단체인 '사법감시'의 톰 피튼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은 공화당의 지원이 약했다는 것이지만 이제는 의회에서 더 강한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비선 조직 역시 친트럼프 매체를 이용하여 코미 국장에 맹공을 퍼부었다. 비선 조직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코미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거액의 출판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그를 "책을 팔려고 나선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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