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치권과 청와대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최종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경우, 구조조정 능력과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스타일을 청와대가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고민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역시 급부상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금융위원장이 되면 최초로 두 차례 금융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왼쪽부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게다가 김 전 위원장은 1953년생으로 행정고시 23회다. 김동연 경재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57년생으로 김 후보자보다 나이도 어리고 행시도 26회로 세 기수 낮다. 기재부가 오히려 금융위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종구 수출입은행장과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될 사안이 전혀 없는 데다 금융감독원 시절 당시 원장보다 평가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내부 신망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동걸 동국대학교 초빙교수는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였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됐다.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성인력 중용이라는 새 정부 기조와 맞지만 민간출신은 실무에 약하고 조직 장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이처럼 청와대가 금융위원장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취임 후 해결해야 할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이상 과열, 조선업 구조조정 마무리,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입, 우리은행 민영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 정권에서 문제 삼지 않던 것들을 야당이 꼬투리를 잡으면서 인사청문회가 변질되고 있다"며 "후보자의 능력이나 업무 연관성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반대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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