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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대한항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투명경영과 함께 경영역량을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 개혁을 추진 중인 새정부 기조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짙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한진그룹이 새정부의 대기업 개혁 기조에 몸을 바짝 낮추면서 다른 대기업들에서도 비슷한 후속조치가 잇따를지 주목된다.
◆ 조원태 사장, 5개 계열사 대표서 물러나기로
한진그룹은 15일 조 사장이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 조사장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등기이사직만 맡고 정석기업, ㈜한진, 왕산레저 등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 자리도 내놓는다.
조 사장의 각 계열사 대표이사직 사임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 사장이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이들 회사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하게 된다. 계열사 새 대표는 기존 임원 등 실무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CEO)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의 사임 배경과 관련, “핵심역량에 집중한 경영효율화 및 투명한 기업경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조 사장의 이번 계열사 대표이사 전격 사임은 공교롭게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시점과 겹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를 대기업의 대표적인 잘못된 관행으로 지적한 바 있다.
◆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선제적 해소 위한 조치
이날 한진그룹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보유 중인 그룹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개인지분 전량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니컨버스는 △조 사장(38.94%) △조 전 부사장(27.76%) △조 전무(27.76%) △조 회장(5.54%) 등 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회계법인을 통한 감정 등을 비롯해 증여 시기, 이사회 개최 시기 등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
관련업계는 조 사장의 사퇴와 한진 일가의 계열사 지분 정리가 검찰 수사를 앞둔 포석으로 분석했다. 또 김상조 공정위원장 임명 강행으로 날카로워질 새 정부의 재벌개혁 칼날을 비껴가겠다는 의도로도 봤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대한항공과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 사장과 대한항공은 검찰에도 고발됐다.
아직 검찰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본격적으로 닥칠 검찰 수사에 대비해 '일감 몰아주기' 관련으로 비판 받게될 부분을 미리 정리함으로써 스스로 개혁 의지를 보여 사정 칼날을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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