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준표 명예훼손죄로 고소…洪 "무서운 언론권력, 유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e-mail]]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중앙일보·JTBC 전 회장은 22일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로 위촉된 홍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발언했다.

중앙일보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 없는 악의적인 거짓 발언에 불과하다"면서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배포된 자료에서 중앙일보 등은 "홍 전 지사는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신문과 방송, 조카 구속, 청와대 특보’라는 일련의 표현과 문맥을 보면 그 지목 대상이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임이 명백하다"면서 "그 발언은 결국 홍석현 전 회장이 중앙일보•JTBC가 특정인이나 세력에 유리하게 보도하도록 하고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영향을 미쳐 특보 자리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의 통일외교안보 특보 지명 발표는 홍석현 전 회장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으며, 홍석현 전 회장은 특보직을 수락한 사실도, 활동한 사실도 일절 없기 때문에 중앙일보와 JTBC를 갖다 바치는 방법으로 특보 자리를 얻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그 전제부터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회장은 발표 당일 청와대에 고사의사를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미디어 그룹으로 논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비판과 문제 제기에는 얼마든지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소통할 자세와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 비방이나 폭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와 정치 문화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당당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홍 전 지사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판을 봉쇄하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며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 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고소대상도 아닌 정치적 판단을 고소해 사법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려고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홍석현 회장 측의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언행, 처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유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