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인 '혼합소유제' 추진에 나선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이 최근 흘러나온 알리바바와 텐센트 투자설을 부인했다.
중국 3대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이 26일 저녁(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외신 등을 통해 보도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10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매입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증권전문매체 증권일보(證券日報)가 27일 보도했다. 차이나유니콤이 지난 4월 혼합소유제 개혁 시작을 선언하고 지난달 알리바바, 텐센트 투자설에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차이나유니콤은 "현재 차이나유니콤의 주주들이 혼합소유제 개혁을 위해 비공식적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전력적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주식발행 대상, 규모, 가격, 조달자금 사용처 등 비공식 주식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못 박았다. 아직 계획하고 논증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또, "언론에서 보도한 정보가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 어떠한 잠재적 투자자와도 구체적으로 협약 혹은 인수와 관련한 법적 문건을 체결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혼합소유제 개혁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반영한 결과기도 하다. 왕샤오추(王曉初)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지난 5월 9일 "주주회의에서 혼합소유제 개혁에 대한 논의를 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면서 "10여개 핵심 부처와 소통하고 있고 이 외에도 연관된 부처와 기관 많아 복잡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혼합소유제는 국유기업 지분을 민간에 매각해 경영효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당국이 추진을 공언하고 있는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이다. 최근 들어 중국 중앙 당국은 국유기업 개혁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해왔다.
차이나유니콤의 혼합소유제 개혁도 이러한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차이나유니콤은 지난 4월 류허(劉鶴)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겸 국가개발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이 "정부가 1단계 혼합소유제 개혁 명단에 오른 기업이 빠르게 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발언한 지 단 5일 만에 혼합소유제 추진을 선언했다.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은 차이나유니콤, 동방항공, 중국핵건, 하얼빈전기, 남방전력망, 중국선박 등 총 6곳 기업을 혼합소유제 시범 대상으로 선정했다. 차이나유니콤이 첫 타자가 된 것은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지난해 차이나유니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94% 급감했다.
차이나유니콤의 혼합소유제 개혁은 다른 대형 국유기업 개혁을 재촉하는 확실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이슈다. 지난 3월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전력·석유·천연가스·철도·민간항공·통신·군수 분야 국유기업의 혼합소유제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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