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내부개혁 속도낸다…경제검찰 위상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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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7-07-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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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 관료가 불신의 근원"…9월중 내부혁신안 마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정위 신뢰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상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 조직규율을 뜯어고치는 등 기강확립에 나선다.

그간 탐탁잖은 사건처리나 제재수위,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등으로 제기된 사회적 불신이 걷히지 않는 한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재벌개혁이나 갑을관계 해소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자기반성문 성격이 강한 내부혁신안을 대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9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정위 신뢰 제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정위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선 공정위 조직 자체가 바뀌어 신뢰가 축적돼야 재벌개혁, 갑을관계 개선, 새로운 산업질서 구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심판관리관, 감사담당관, 노조지부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TF를 두 달간 운영하기로 했다. 방식은 톱다운(top-down)이 아닌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진행한다.

내부혁신을 위원장이나 고위직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게 아닌 하위직 내부직원을 중심으로 만들고, 대외 의견까지 덧붙여 실천해 가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와 관련된 절차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심판관리관을 책임자로 세우고, 조직기강을 담당하는 감사담당관, 6급 이하 직원의 의견을 대변할 노조지부장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TF는 공정위의 각 과별로 개선방안이나 극복방안을 담은 뒤 하나의 보고서를 만들어 외부에서도 볼 수 있도록 공개, 광범위한 대내외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국회 차원에서 토론회도 열어 9월경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OB(퇴직공무원) 및 이해관계자와의 접촉은 물론 △공정위의 조사절차에 대한 규칙 △공무원 행동강령 △공직자윤리법상 재취업 △김영란법 △부서별로 차이가 있는 윤리규정 등이 폭넓게 다뤄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강한 내부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지금까지 공정위의 국민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10여년간 기업 친화적인 정권 분위기에 발맞춰 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대기업 조사나 심사, 제재 수위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다.

이명박 정부 때는 당시 기조에 따라 공정위가 스스로 ‘물가관리 기관’을 자처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집 합병 과정에서 삼성 매각 주식 수를 줄여줬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검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전 부위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모습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과거에, 특히 지난 10년간 크고 작은 실수가 있었고, 판단에도 중요한 오류가 있었던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직원들의 헌신성에 대해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 관료가 불신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전에 있었던 일도 다시 판단하고 솔직하게 고백한 뒤 사과드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공정위의 조직을 혁신하는 작업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된다면 공정위는 시대적 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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