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기자 =원로작가 김구림(81)이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진행 중인 전시가 자신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용호성 한국문화원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김 작가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27일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개막한 전시 '리허설 프롬 더 코리안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아카이브'의 왜곡되고 부실한 자료를 비판했다.
김 작가는 "1969년 발표한 '1/24초의 의미'는 내 작품"이라며 "'김구림이 현재 해당 필름의 저작권을 갖고 있지만 다른 작가 3명이 그 작업에 참여했다. 김구림은 1868년 그 영화 제작팀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등 리플릿 속 미술평론가 고(故) 김미경씨 해설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 테이트모던 등에 소장돼 있는 '1/24초의 의미' 필름은 국내 최초의 실험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또 그는 전시 리플릿, 가이드북 등에 자신의 작품 세계와 주요 약력 설명이 빠진 것을 지적하며, "이 전시가 전위예술을 먼저 시도한 자신은 배제하고 특정 작가들 전시처럼 꾸며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작가가 속한 갤러리들의 연관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이야기할 것은 못 된다"며 말을 아꼈다.
김 작가는 "이건 실수라고 할 수도 없다"며 "책임자인 용호성 문화원장에게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주영한국문화원은 입장을 내고 "작가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해 작가로부터 질책과 문제 제기를 받은 점은 이유가 어떻든 깊이 자성한다"면서 "문제의 글은 제외한 채 작가 약력과 사진 자료 등을 보완해 리플릿 재제작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정 작가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전시마다 고유의 기획방향과 전시의도가 있다. 또 김구림 작가는 문화원 초청으로 2015년 영국에 소개한 적이 있기에 직접 소개된 적 없는 작가를 초청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